주여! 감사 하나이다. 그리고 당신의 섭리가 오묘하심을 실감하였나이다. 23년전 아내가 막내를 임신하여 2개월인가 되었을 때 그때 이미 1남 4녀가 있기 때문에 병원에 가서 소파 수술을 받게 되었는데 수술받기 직전에 아내가 마음을 바꾸어 병원을 뛰쳐나가서 막내를 낳았던 것이다. 만약에 막내를 낳지 않았더라면 지금 우리가정은 구원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지난 일을 회상하여 보니 하느님의 섭리는 먼 훗날까지 당신의 계획에 의하여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행해지고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전능하신 우리 주 천주여! 막내딸 아가다를 낳게 하여주신 은혜 진심으로 감사 하나이다. 아가다에게 당신의 은총과 평화의 축복을 내리시며 당신의 충실한 종이 되게 하소서. 그리고 이 험악한 세상에서 그를 보호하여 주시며 좋은 혼처가 나서서 시집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1988년 12월 25일
“전능하시고 자비하신 하느님 세상을 죄악에서 구하시고 저 자비하신 하느님 세상을 죄악에서 구하시고자 당신의 아드님을 이 세상에 보내신 사실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이 지나면 26일이며 그 다음날이 27일로서 기도를 폐쇄하는 수술을 하는 날입니다. 1차 수술이후 말을 못하고 있사오나 치료 후 말을 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살아 왔습니다. 이제는 그 희망도 사라지고 여생을 벙어리로 살게 되었나이다. 주여! 이 죄인의 죄가 많아서 내리시는 벌 감수하겠나이다. 이제부터의 여생 당신의 뜻 안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신앙생활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1988년 12월 26일
새벽잠이 깨였다. 눈을 감은채로 천주께 기도를 바치고 있었다. 한참 기도를 바치고 있는데 눈앞에 파랗고 아주 밝은 불이 켜져 있는 환상이 보인다. 그 파란 불은 얼굴을 거쳐 목으로 내려온다. 그러면서 목의 수술부위가 뜨끔한 감각이 있었다. 나는 무의식중에 침을 꿀꺽 삼키니 삼켜진다. 나는 전기에 감전한 사람처럼 깜작 놀라 다시 삼켜 보니 틀림없이 삼켜진다. 2차 수술 후 28일간이나 꼼짝도 하지 않던 목안의 감각이 되살아난 것이다. 기적이었다. 나는 일어나 앉아서 머리말에 전등을 밝히고 내 병상 옆 보조침대에서 잠자고 있는 아내를 흔들어 깨웠다. 아내는 왜 그러느냐고 한다. 나는 아내의 손을 나의 목에 대고 침을 삼켜보였다. 아내는 너무나 감격해서 ‘하느님 감사합니다’를 수없이 외쳤다. 우리부부는 서로 손을 잡고 천주께 감사의 기도를 바쳤다. “지극히 거룩하시고 자비하신 하느님 아버지시여! 이 죄인에게 기적의 은총을 베푸셔서 목안의 음식을 삼키는 기능을 회복시켜 주신은혜 감사하나이다. 이 버러지 같은 것이 무엇이기에 이와 같이 엄청난 기적의 은총을 베풀어 주시나이까? 이죄인 앞으로 생애를 통하여 당신 뜻에 한 치의 어긋남도 없는 생활을 하겠나이다… 아멘”
나는 이때의 감격스러운 심정을 글로 표현할 문장력이 없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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