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인들은 피검사 받기를 대단히 좋아하는데 그들은 피 속에 나쁜 것이 있다고 믿는 것 같더군요.가끔 피검사를 해보면 ‘필레르’(피부병·드물게는 장님을 만드는 병, 아프리카에서 무서운 3대 질병중 하나)가 발견됩니다. 이것을 보며 저는 한국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한번은 코로 페레라는 마을에 갔는데 내 숙소로 마을에서 단 하나뿐인 양철지붕집을 비워주었는데 불가마 솥 같아서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온 방안에 수백 마리의 왕개미들로 가득했답니다. 잠을 포기하고 밖에 앉아서 밤을 꼬박 새웠는데 새벽에 보니까 흙벽사이 사이에서 개미들이 알을 까고 또 까고… 짐 속에 서도 개미들이 무수히 기어나오고 있었습니다.
한번은 열 살쯤 되는 소년을 아빠가 끌고 내 앞에 데려다 놓고는 “뱀에 물렸다”고 하고는 모두 나를 주시하고 있는 겁니다. 배가 고파서 쥐를 잡으려고 땅구멍에 손을 집어넣다가 뱀에 물렸다는 겁니다.
찌그러진 성당에서 교리교사가 찰고를 주고 있었는데 교리교사가 “예수님은 어디 계신가”하고 물으니 국민학생 한명이 “예수님은 소 잡으러 갔다”.고 합디다. 불쌍한 예수님은 이제부터 소잡아 죽이는 직업을 또 하나 가지게 됐지요.
한번은 저녁기도를 하는데 한 여자아이가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기뻐하소서” 대신에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닭 잡아 주소서”라고 해서 한번 신나게 웃었습니다.
이 사순절에 순간순간의 위험한 고비를 진하게 봉헌합니다. 알게 모르게 도와주신 은인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기쁜 부활을 맞이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아프리카에서 강요세파 수녀
이글은 아프리카에서 선교활동중인 샬틀르성바오로회 강요세파 수녀가 은인들의 계속적인 후원을 기대하면서 부활대축일 인사로 보내온 편지이다. 도움주실 분은 ‘049-19-15963-0(외환은행 흥성자)’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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