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당신께 정한 시각에 베푸시는 잔치에 빌러갑니다.
세상 많고 많은 양식중에서 진정 나를 배부르게 한것은 없습니다.
임이 아니시면 늘 고프고 마르고 걸떡입니다.
신비한 만남을 위하여 고요한 중에 모든 먼지를 떨고 빈 가슴으로 빈 손으로 정하신 때를 기다립니다.
보이는 것 만져지는 것들로 나를 채우고자 많은 날을 소란케 하고 분주하였건만 아무 것도 풍부한 기쁨을 주지못 하였으며 다시 나의 본 모습, 초췌하게 발가벗겨진 나로 남아 언제나 울리는 이름은 빈자(貧者)입니다.
당신의 손길을 바라봅니다 오로지 님의 눈길안에 세상시름에 지쳐 쓰러지려는 나를 세우고 임을 배우려 닮으려 언약된 고통을 가슴저미며 버립니다.
임의 반기시는 사랑의 열매, 그 완성을 구하고자 심어져 뿌리 내려지고 줄기가 오르는 고련(苦練)은 죽음입니다.
임이 취하시는 사랑의 방법은 자아의 포기와 또 다른 헌신을 원하시기에 생명을 받기 위하여, 거름이 될 만큼 썩기를 원합니다. 아무것도 나는 아니었습니다.그러나 님은 티끝에서 일으켜 주셨습니다. 무언의 입술로 바라시는 원을 행하고 순도(殉道)에 향한 발길로 부딪치는 모든 마장스러움을 천참만륙(千斬萬戮)하며 꿋꿋이 걷겠습니다.
나의 삶은 제물이며 터전은 제단입니다. 바로 그곳에서 매일 순간 나의 전체는 버걱버걱 부서져 마른불로 타오르고 땅에서 쪼개어져 흐르는 뜨겁고 소리없눈물 - 나를 씻어 드리겠습니다.
녹아버린 삶이 금으로 단련되고 보석으로 걸러지면 모든이에게 이해될 수 있는 낮은 자의 모습으로 움직여 내영(靈)은 물이되고 수고는 밭이 되어 스며들고 닿는 그곳에 온유의 씨를 내리겠습니다.
오 !빛이여 사랑이여!
임이 계시니 아무 것도 소유치 말고 님으로만 주리게 하소서. 당신의 뜻이 이루어 지기만을 두손 모으리이다.
임의 사랑이 완성되는 날을 기다리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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