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missa)!
그 얼마나 가슴 떨리는 단어인가. 이 단어의 올림만으로도 벌써 천상의 신비를 맛보는 느낌이다. 나의 삶에서 만일 미사(감사의 의식)가 없다면 나의 생은 어떨까? 아마 온통 어두운 밤이 될 것이다.
삶의 원동력이 끊어진 채로, 미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예비신자 때부터 미사에 참례하는 것이 좋았고, 인간이 하느님께 드리는 최고의 의식이라는 강한 느낌이 들었다. 눈물을 흘리시며 미사를 집전하셨다는 비안네 신부님을 생각하며 좀 더 미사에 대해 잘 알기 위해서 나는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크게 미사의 전례와 미사 전례의 역사로 나뉘어져 있었다. 먼저, 미사의 전례의 한 부분 한 부분이 저절로 생긴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이 흐르는 중에 완성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입당송은 고대에, 입당 행렬 때 노래하던 것으로서 행렬도 노래도 다 사람들을 모으기 위한 것이었고, 모인 사람들이 주님의 제단에 가까이 나아가며 함께 하느님을 찬양하는 믿음과 기쁨의 표현이었다고 한다.
미사 중 말씀의 전례는 그리스도의 생애의 사건, 또 그 한 장면 한 장면의 신비, 그때 그 장소를 상기시킴으로써 기념하는 것이며, 성서의 선택도 그리스도 구원의 신비를 중심으로 한 것이라고 한다.
사도서간과 복음, 그리고 강론에서는 어느 것이나 그리스도의 말씀을 중심으로 그것을 어떻게 일상생활 가운데서 실천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라 한다. 생활 속의 신앙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접목시킬까 미사 중 깊이 숙고해야겠다.
신자들의 기도에서도 첫째부분은 모든 교회를 위한 기도, 둘째부분은 전인류 즉 그리스도의 신앙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을 위한 기도이며, 셋째부분은 아주 구체적인 긴급하고 필요한 일을 위한 기도, 넷째부분은 우리들의 공동체를 위한 기도라고 한다.
‘우리의 감사하는 마음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봉헌의 식에서 포도주에 한 방울의 물을 섞는데 그것은 천연적인 산물과 함께 우리 자신을 봉헌함을 의미한다.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자연의 혜택만이 아니라, 하느님은 우리의 노동이나 노력 같은 것을 받아들이므로 우리는 사소한 노동, 인간적인 허약이나 부족한 점까지도 있는 그대로 모두 바친다’ 이 부분을 읽으며 미사 중 봉헌할 때 헌금만 간단히 하지 말고, 나의 모든 것을 봉헌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하느님께 받은 모든 것에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리스도교의 본래의「축복」의 뜻은 받고 있는 모든 것을 하느님께로 부터 받은 것으로 감사하고, 도 그것을 하느님의 행위로 돌리며 하느님을 찬양하는 것이며, 그것이 바로 구약시대로부터의 찬미와 상통하는 본래의 축복의 의미였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미사 중에 이 축복의 의미를 우리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이 바라는 심정으로 하느님께 잘못 간구하지는 않는가! 나눔의 의식(성찬식)에서 성체에는 빵의 형태 하에서이든, 포도주의 형태 하에서이든 그리스도가 완전히 현존화고 있음을 의미하며, 그리스도의 몸만이 아니고 영혼, 인간성, 신성 등 모든 것이 현존 해 있다고 한다.
폐회식을 할 때 나는 미사 끝났다고 집에 갈 생각만 하는데 주일만의 신자가 아닌, 생활의 장에서 하느님말씀에 의해 살아가도록 노력해야겠다.
“우리의 사랑의 살은 성찬의 연장이고 표현이며 또 그래야 한다”는 토마스 머른의 말처럼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얼마나 미사의 본뜻을 배제하고 마음 내키는 대로 미사를 드렸고, 더욱이 미사에 대한 지식이 얼마나 왜소한지 신자로서 부끄러움을 면할 길이 없었다.
미사 중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도 깊은 뜻을 지녔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분심 중에 기계적으로 결코 참여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오래된 미사의 역사에 대해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싶고, 신앙의 선조들에게도 감사하고 싶다. 올바른 미사를 드리기 위해서 혹은 이방인에게 잘 설명해 주기 위해서라도 신자면 모두필수적으로 정독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하며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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