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모재개발지역 내 무당집 한 채의 철거문제로 재벌시공업체와 집주인 무당할머니 간에 3년간 실랑이를 벌여왔고 “그 집에 맨 먼저 손대는 사람은 삼족(三族)이 멸한다” “구렁이 신(神) 나무신(神)의 영령이 들어 있어 손가락 하나라도 건드리면 큰 재앙이 온다”는 등의 엄포성 예언을 하던 할머니의 말에 미루어 오다가 고사를 지내고 미루나무를 옮겨주는 등의 조건으로 철거키로 했다는 ‘미신에 놀아난 재개발 사업’ 제하의 일간지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미신에 현혹되는 사례가 어디 그뿐인가 해수욕장 개장 때나 관공서 건물의 상량식준공식 등에 돼지머리를 차려놓은 고사상에 절하는 관리를 보는 것이 비일비재하고 개업집, 새 차에 실타래를 감은 명태를 쉽게 접할 수가 있다.
그뿐인가 입시날이면 학부모들이 학교로 몰려가 교문에다 엿을 부치고 사찰 내에서는 신구(新舊)주지가 절의 소유권시비로 쇠파이프와 각목 화염병이 난무하는데 절 밖에서는 내 아들, 내 손자 대학에 합격케 해달라고 법당 안에 부처에게 비는 수십 명의 할머니를 보는 일반인의 눈이나 가톨릭신자의 눈에 벌로 좋게 보이지 않는 종교를 빙자한 비리도 있다.
미신 즉 조직적인 종교와 같은 계통이든 교리를 갖지 못하고 점복(占卜)금기 굿 등 주술적인 요소가 강한 단편적 신앙 속신을 고래로부터 우리선조들이 맹신하여 전래되고 있고 생년월일시를 근거로 길흉화복을 점치는 사주, 음양오행설을 기준으로 집, 무덤의 방위 지형 등 좋고 나쁨이 사람의 화복에 상대적 영향을 미친다는 풍수지리설, 이사방위, 태일, 생년을 오행으로 풀어 남녀 간의 궁합을 보는 등 이러한 종류의 미신을 세례를 받고 신앙고백으로 하느님을 믿고 미신을 끊은 우리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도외시됨이 당연하고 감히 접근할 수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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