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가장 민감하게 맞이하고 시원스레 보내야하는 이 옥중에도 이제 봄이 왔습니다.
예년보다 일찌감치 찾아온 듯한 봄의 가슴처럼 따스한 마음의 문을 열어 알뜰히 보내주시는 「가톨릭신문」은 제게 있어서는 사랑 그 자체입니다. 더욱이 이곳은 흔탁하고 오염된 도시속이 아닌 첩첩 산중인지라 외롭고 고독함은 더합니다. 그래서인지 사회의 손길이 뜸해진 이곳에서 내일을 건지고 있는 저를, 이 하찮은 바오로를 사랑으로 다독거려주시는 형제자매님의 가슴은 성모마리아의 품안처럼 포근하게 느껴집니다.
이제사 사랑의 의미를 조금씩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가톨릭신문을 보내주시는 분의 그 큰 사랑으로 외로움과 서러움을 딛고 일어설 수 있게 되었다는 제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어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실을 진작 인사를 드리고 어느 분께서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계시는가를 여쭈어 보았어야 도리인줄 아오나 며칠 전에 귀사의 주소와 독자의 고유번호가 적힌 띠지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곧 하느님께서 미리 마련하신대로 선한 생활을 하도록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창조하실 하느님의 작품’(에페소 2,10) 이면서도 그것을 거역하고 워낙 불의와는 타협할 줄 모르는 성미라서 이렇게 갇혀 살지만 믿음을 통한 모임이고 작은 정성을 알뜰히 모아가며 살아가는 형제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그래서 이곳 공동체를 잠깐 알려드리겠습니다.
저희 형제들은 비록 ‘죄인’이란 꼬리표가 붙어있지만 십자가를 붙잡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목욕하고 복음으로 생의 고뇌를 씻어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대로 올바른 생의 의미를 찾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저희 형제들은 언제나 따스한 인정과 사랑이 거덜난 외로운 사냥꾼이지요. 그래서 저에게 오고 있는 가톨릭신문은 목마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물 한 그릇의 행복이랍니다.
저에게 신문을 보내주시는 분께 진심어린 감사를 다시 한번 지면을 통해 드립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하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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