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4주일인 4월 21일 우리는 또다시 ‘성소의 날’을 맞으며 이 한 주간을 특별히 ‘부르심’에 대해 깊이 묵상해보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가톨릭대사전은 부르심에 대해 “하느님께서 그의 백성을 불러 특별한 목적의 도구가 되게 하시고, 그들로 하여금 하느님 자신이 베푸는 은혜와 구원을 풍성히 받게 한다는 성서상의 가르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같이 세례성사를 받고 하느님의 백성이 된 신앙인 모두는 각자 특별한 목적의 도구로서의 부르심을 받고 있는 것이며, ‘성소의 날’에 신앙인 각자는 이 같은 역할에 충실한 삶을 살고 있는가 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깊이 성찰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특별히 아날 성소의 날에는 특별한 목적의 도구가운데 사제 및 수도자로서의 도구가 과연 얼마나 충분하며 또 그 도구의 계속적인 발굴을 위해 우리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보다 집중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오늘날 물질숭배와 황금만능의 세태가 만연해지고 있는 가운데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오로지 ‘하느님의 것’만을 추구함으로써 방향감각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영신적 풍요를 제공해줄 ‘하느님의 사람’을 육성시켜나가야 하는 것은 신앙인의 제1차적인 의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한국교회는 성소자가 풍성하다는데 자부심을 가져왔고, 이것은 또한 다른 국가 가톨릭교회의 부러움을 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보도는 성소자(특히 사제지망자)들의 숫자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금년도 신학대학의 정원이 미달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아직 속단할 수는 없겠으나 사제성소 지원자의 감소현상은 성소에 대한 우리 교회의 관심과 각오가 새로워져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
우리는 흔히 가정을 가장 작은 단위의 교회라고 하고, 혹은 교회의 씨앗이라고도 말한다.
성소자의 발굴과 육성을 위한 범교회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교회의 씨앗이라 불리우는 ‘가정교회’의 역할을 절대로 간과할 수가 없다. 말 그대로 그곳은 성소의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씨앗을 뿌릴 수 있는 전답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오늘날 정부당국의 가족계획 시책에 따라 대기의 가정이 자녀를 한두 명 정도 갖게 되고, 또한 아이들은 부모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면서 제멋대로 자라나고 있는 현상은 여기저기서 쉽게 찾아볼 수가 있다.
이러한 사회적 세태에 따라 우리의 ‘가정교회’들도 귀중한 성소의 씨앗을 자칫 처음부터 망쳐 버리게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금년 ‘성소의 날’을 맞아 우리 모두의 각 가정이 성소의 보고가 될 수 있도록 우리의 생활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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