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부활 축일 미사는 근처 구산 성지에서 있었다. 기쁜 축일이기도 하거니와 근처에 성지가 있었다는 새로운 사실로 인해 몹시 기대되었다.
바람과 흙먼지 속에 2km의 거리를 걸어 구산 성지에 당도했다.
바람 부는 쌀쌀한 날씨 속에 신부님의 강론은 간명했지만 가슴을 쳤다. 비로소 긴급 이동 미사의 연유를 알게 되였다.
밀접한 주택가의 성당 신축과 그에 따른 신자들의 주차난, 발생되는 주민의 민원 등을 연유로 미사를 이곳에서 봉헌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날도 구산성지에 차가 80대나 몰렸다니 신부님의 비상수단을 무색하게 했다. 성전 문을 사람이 겨우 허리 굽혀 들어가게 낮게 만든 외국의 옛 성전을 사진으로 본적이 있다. 이민족의 포악한 말발굽이 성전을 짓밟는 걸 막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왠지 자꾸만 자동차가 말로 보인다. 성당엔 걸어가자. 불가피한 경우엔 택시를 이용하고….
성당에서 어린이가 뛰어다니는 것을 방관하는 부모, 장궤를 소리 내지 말라고 그렇게 이르건만 장궤를 소리를 내는 무신경한 신자들이 있다.
온전히 주님만을 섬기고 주님의 사랑으로 신자를 돕기 위해 고난을 낙으로 택하신 신부님을 신자로서 어떻게 처신하는게 도리일까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요즘 세상에 못 볼 것도 많고 못 들을 것도 많지만 그래도 천주교 신자의 응집력과, 사제께 대한 무조건의 신뢰와 순종. 사랑은 아름답게 인식되었었다. 사제가 젊어서 우리의 신망을 위해 수고해 줄 동안만 필요한가? 교회 안에서만? 아니면 더 짧게 미사시간에만 등장하는 탤런트인가? 그게 아니라면 사제의 말씀을 듣자.
옛말에 노인 말씀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했다. 자고 나면 TV말이 유행어가 되는 세상에 ‘사제 말씀 잘 들으면 자다가도 복을 받는다’는 말을 하나쯤 만들어 낼 법도 하지 않은가?
날로 자동차가 증가하는 마이 카시대에 신부님의 영적소모가 안타까워 적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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