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3이 되는 아들녀석이 성당에서 개근상장과 상품으로 주신 묵주를 타가지고 와서는 싱글벙글 좋아라 웃어 대며 하는 말?
“엄마 정말 기록인데요 내가 여태껏 성당 다니면서 개근상장 받아 오기는 이번이 처음이잖아요. 내가 생각해도 정말 신기해요!” 아들녀석의 말처럼 그 일이 그토록 신기할 것이 무어냐?
개근상장이라면 국민학교의 길고긴 6년 개근상장이 있고 중학교3년 그리고 현재 재학 중인 고3년째도 무결석 상태인데 그것들에 비하면 절반에 절반도 안 되는 1년 기간의 개근상장을 가지고 아들이 신기하다고 하는 것 보면 본인도 그 일에 대해서는 대단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그 아이의 말을 들으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학교일이라면 열심하다 못해 극성스러울 정도로 적극적이 아닌가? 바삐 돌아가는 시간 속에서 하루만 뒤지다보면 영영 낙오되는 듯한 착각 속에서 학교 교육엔 민감했다.
말이 쉽지 6년을 빠짐없이 결근 한번 안하고 학교에 다닌다는 일이 쉽지 않는 일임은 사실이다.
병이 날 때도 있었고 다쳤을 때도 있었지만 학교를 빠져서는 안 되는 것으로 가르쳐왔다.
그런데 주님을 만나러가는 주일은 어떠한가? 그것도 1주일에 한 번씩이며 오래있어 봐야 2시간 남짓인데 주일학교 가는 일엔 이 핑계 저 핑계로 이유가 많다. 그런 아이들과 같이 나도 그이에 대해서는 관대한 편이었다.
아이들 셋을 두고 있지만 주일학교 개근상장을 받아온 아이는 없었다. 올해서야 처음으로 아들녀석이 그 일을 해내었다.
아마도 그 일을 해낸 것은 학생회장의 책임을 맡아서가 첫째 목표였으리라. 그렇지 않았으면 게으름·나태함 등으로 올해도 그 영광을 얻기는 좀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게 엄마의 생각이다. 성당일을 보면서 학업성적이 좀 뒤지기는 했지만, 본인도 나도 후회는 없다. 한꺼번에 많은 양을 주시어 벅차기도 했었지만 주님께서 택해주신 일이며 영광의 일이기에 아들이나 지켜보는 엄마의 입장에서도 늘 그렇게 좋고 흐뭇할 수가 없었다.
1년 동안의 숭고한 성전을 드나들며 신부님과 수녀님들 그늘에서 보고 들은 것이 아들에겐 값진 보석으로 마음에 새겨진 듯 싶다.
마사 드리러 가는 일에 소흘했던 엄마에게까지 채찍질하던 아들 녀석의 성장함을 보며 더욱 성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던 나 자신이 아들로 인해서 많이 성장했음도 사실이다.
무엇이 더 값지고 고귀한 것인지 알게됨을 감사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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