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꼴이 뭐가 되려고 좁은 땅덩이에 지역감정이니 경상도니 전라도니 정말로 울화통이 터지는 일이다.
보따리가 작은 놈들이여! 속이 좁은 국민들이여!
얼마 전 신설본당에 부임하여 새로운 신자들과 소주잔을 나누었다. “신부님! 고향은 어디며 학교는 어디 나왔어” 이런 질문들이 던져졌다. “나는 코스모폴리탄적인 사람이여! 본적은 경기도요 고향은 충청도요 학교는 경상도 군대는 강원도 지금은 전라도 나는 완전 잡것이여”라고 말했다.
나는 직장생활을 하다가 신학대학에 들어갔다. 그때 당시 충청도의 형님과 경상도의 형수님은 내가 전라도 신부가 되는 것을 반대했다. 나는 사람 사는 곳이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20여년을 살아오면서 애착도 가고 농민운동도 하고 시골 구석구석에 예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다. 내가 뼈를 묻는 이 땅의 흙냄새가 좋다. 그런데 가끔 신자들과 TV를 보면서 넋두리를 자주 듣는다. “신부님! 전라공화국을 만듭시다. 도대체 텔레비전에 나오는 내로라하는 작자들은 전부 경상도 사람들이니 어디 기가 죽어 살맛이 나야죠. 차라리 우리도 전라공화국을 만들어 장관도 만들고 장성도 만들고 국장, 과장도 만들어 기를 좀 폅시다.” 신자들의 사기를 위해서라면 백번 좋은 일인데 내가 정치가도 아니고 또 교회에서 일치를 부르짖는 입장에서 할 말을 잊는다.
“예수님! 진정 당신은 이방인과 세리·창녀들과 어울리셨던 코스모폴리탄적인 분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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