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서른한 돌을 맞은 지난 19일 이틀째 수업거부 농성중인 대구효성여대엔 아침부터 학생들의 차량 및 외부인 출입통제 시비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있었다.
대학생들의 교내시위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효대생들 농성의 이슈중 하나가 ‘성당건립반대’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효대는 지난 2월부터 교내북서쪽 도로변에 위치한 성당부지에 공사를 시작했으나 신학기에 접어들면서 노골화된 학생들의 공사장 점거농성으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에 있다.
학생들의 반대이유는 대략 이렇다. 성당장소 선정에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88년 학교측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성전을 어느 독지가가 기증했다고는 하지만 10억이란 돈으로 성당건립이 과연 가능한가라는 것이다. 곧 성당건립에 교비(校費)의 지출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러한 학생들의 주장은 89년 등록금 인상반대투쟁과 맞물리면서「건립반대」투쟁으로 진전됐다.
성전건립을 둘러싼 효대의 진통이 작금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여기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효성여대는 대구대교구재단 산하의 가톨릭 교육기관이라는 사실이다.
가톨릭교육이념을 구현하는 것이 효대의 최고 교육목표라고 할 때 이의 실현을 위한 교내성전건립은 당연한 귀결로 보아야 한다. 즉 ‘성전건립’은 효대로써는 학교존립에 관련되는 본질적인 문제이다.
더군다나 성전을 기증하는 당사자가 공공연히 밝혀진 상태이고 보면 이를 갖고 시비를 건다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인상을 지워버릴 수가 없다. 이것저것 차치하고라도 성당을 지음으로써 당장 학생들에게 무슨 해가 돌아가는지 얼른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그만큼 학생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있는듯하다.
총학생회가 주도한다고 하지만 8천여 재학생가운데 3백명도 채 안 되는 농성학생들의 규모도 이들의 주장이 전체 학생들의 폭넓은 공감을 얻어내지는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날 농성학생들 옆을 지나치는 대다수 학생들의 무표정한 얼굴이 이를 증명해주는 듯 했다. 이들이 내던지는 불만 섞인 한마디가 인상적이다. “이번 경우는 많은 학생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총학측의 태도도 일관성이 없고요, 아마 저러다가 곧 끝나버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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