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 ‘이벽과 동료 132위’ 시복 교구 현장조사 진행
133위 중 33위 순교자
관련 성지·사적지 방문
3월 21일 천진암성지에서 진행된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 시복 현장조사 중 이벽의 독서처 터에서 유흥식 주교, 이용훈 주교, 송병선 신부, 최인각 신부(왼쪽 두 번째부터 오른쪽으로)가 김학렬 신부(맨 왼쪽)의 설명을 듣고 있다.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이하 133위) 시복을 위해 3월 20~22일 교구 내 성지·사적지에서 현장조사가 진행됐다.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위원장 유흥식 주교)가 주관한 이번 현장조사는 이벽과 동료 132위의 시복 예비 심사를 위해 마련된 현장조사다.
이번 교구 내에서 진행된 현장조사는 이벽과 동료 132위 시복 법정 제14회기에 해당한다. 위원회는 교구 현장조사에 앞서 시복 법정 제13회기로 18~19일 서울대교구 내에서 현장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번 현장조사의 대상이 된 133위에는 조선 초기 순교자부터 박해 막바지에 순교한 이들까지 포함된다. 순교 시기별로는 대박해라고도 불리던 병인박해(1866~1874)에 순교한 이가 91명에 달하고, 신유박해(1801~1802)에는 19명, 기해박해(1839~1841)에는 10명, 무인-기묘박해(1878~1879)에는 4명이 순교했다.
이중 교구 출신 순교자는 23명이다. 또 교구에는 수원·남양·죽산도호부와 광주유수부 등 형을 집행하던 행정기관이 많았고, 양근, 여주 등의 순교지도 있어 133위 중 33명이 교구 내에서 순교했다.
교구 내 현장조사는 교구 시복시성추진위원회(위원장 양태영 신부)의 사전준비와 수원교회사연구소(소장 정종득 신부)의 도움으로 마련됐다. 이번 현장조사에는 유흥식 주교(재판관), 박동균 신부(재판관 대리), 최인각 신부(검찰관), 김종강 신부(청원인), 연숙진(아녜스) 공증관 등 재판진이 참가했다. 또 교구장 이용훈 주교를 비롯해 시복시성추진위원장 양태영 신부, 원로사목자 김학렬 신부 등 교구 관계자들도 현장조사에 동행했다.
현장조사단은 20일 교구청에서 시복 법정 제14회기를 개정하고, 수원성지의 증영(포도청) 터, 이아(貳衙) 터, 형옥 터, 남문(팔달문) 밖 장터와 화성의 남양도호부 터, 남양성모성지에서 하느님의 종 황 요한, 심원경(스테파노), 윤평심 등 19위에 관한 현장을 조사했다.
이어 21일에는 하느님의 종 이벽(요한 세례자), 권일신(프란치스코), 권철신(암브로시오) 등 13위에 관한 현장인 구산성지, 천진암성지, 남한산성(광주), 하우현(뫼룬리) 등을 방문했다.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양근성지, 한감개마을, 주어사 터, 여주성당, 단내·죽산성지 등지에서 하느님의 종 정종호, 임희영, 유한숙 등 19위에 관련해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폐정했다.
현장조사 일정 중 21일 천진암성지에서 미사를 주례한 유흥식 주교는 “믿음과 삶이 똑같았던 선조들은 순교로 이를 증거하신 분들”이라면서 “선조들의 믿음과 삶을 이어 받는 것은 후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자들에게 “선조들의 믿음과 삶을 본받으면서 133위 시복의 영광을 위해 기도해야 할 것”이라면서 “시복뿐 아니라 교회와 남북 화해, 세계평화가 이뤄지도록 함께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