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한 달 동안 가난한 이웃들에게 점심 한 끼를 제공하는 대구 ‘인성회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주로 본당 레지오 단원들로 구성된 봉사자들과 함께 하루 15명씩 조를 편성하여 봉사했으며 남성 쁘레시디움에서도 시간을 내어 하루 두·세 명씩 나와 일을 도와주었다.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는 분들은 현금으로 협조해 주시기도 했다.
점심식사 준비를 위해 우리 봉사자들은 아침 8시 반에 모여 밥을 하고 국을 끓이고 반찬을 만들고 5평 남짓한 작은 부엌에서 서로 몸을 부딪쳐 가며 마치 잔치준비를 하는 듯 웃고 이야기 나누며 하루 2백50여명의 식사를 준비했다.
한 달 동안 같이 일을 하면서 봉사자들은 훨씬 더 가까워졌고 어느 틈에 부엌에는 ‘정숙’이라는 글씨가, 식당에는 주모경·삼종기도문이 붙여졌다.
일을 하기 앞서 우리는 주님께 오늘 이 집을 찾는 손님 한분 한분을 당신을 뵈옵고 섬기듯이 극진히 대접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기도를 바치고 1시가 되어 밥을 푸고 김치를 담던 손을 멈추고 삼종기도를 바치며 식사하던 분들도 수저를 든 채 입에 든 밥을 얼른 삼키고 기도에 동참했다.
요즘 살기가 나아져서 길에 나가면 개인 승용차가 온통 길을 메우고 비만증 환자가 늘고 있다는 사실은 이곳에 식사하러 오는 손님들에겐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것입니다.
화려해 보이고 복잡한 도시생활 가운데서 배고프고 소외된 이 분들은 매일같이 허기진 배를 채우러 인성회의 집을 찾아온다.
인간의 이기주의로 생긴 물질 편중현상을 하느님 사랑실천으로 진정한 평화의 삶을 이루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따뜻한 국물에 밥 한 그릇 말아 땀 흘리시며 잡숫고 일어서는 할아버지의 얼굴을 닦아 드릴 때 할아버지는 고마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셨고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다”는 바오로사도의 말씀처럼 주님의 사랑을 느끼고 주님의 작은 도구로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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