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폭력의 시대인 것 같다. 사회 구석구석 폭력이 난무하지 않는 곳이 없다. 폭력을 광의적으로 풀어본다면 폭력 속에 날이 새고 날이 진다는 표현도 결코 무리가 없을 정도다.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온갖 사건들, 따지고 보면 이들 모두가 일종의 폭력이라 할 수 있다.
이 폭력 속에서 우리의 어린이들이 자라고 있다. 아름다움과 선함과 정의로움, 그리고 사랑을 배우고 먹고 자라야할 어린이들이 온갖 종류의 폭력을 매일처럼 몸으로 부딪치며 살고 있다. 이유도 모르고, 아무 죄도 없이 목숨을 빼앗기고도 항변조차 제대로 못하는 무방비의 어린이들. 요즘 같아선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란 말조차 부끄러울 뿐이다.
흔히 어린이는 희망으로 표현된다. 미래의 주인공으로 불리는 어린이들이 희망의 상징인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들의 미래는 아직 때 묻지 않은 ‘하얀 종이’인 채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어떤 색으로도 칠해볼 수 있는 여지, 공백을 가지고 있는 어린이들, 그들에게 있어 어른들은 중요한 모델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신문지상이나 매스컴을 통해 거의 매일처럼 등장하는 일련의 사건들만 열거해 보아도 이미 우린 어린아이들의 모델이 될 자격을 잃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폭력을 휘두르고, 인성이 파괴되는 약품을 밀매하고, 쾌락을 추구하기 위해 퇴폐행위를 자행하고, 자기만 더 잘살겠다고 투기를 조장하고 심지어 어른들의 눈먼 이기심에 어린이들은 또 얼마나 희생이 되었던가.
추한 이기심으로 온갖 범죄를 거침없이 저지르는 이사회 분위기속에서 어린이들이 그릴 수 있는 미래의 그림은 너무나 뻔한 것 같아 두렵기 짝이 없다.
이미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청소년문제의 심각성은 우리의 두려움을 일부나마 보여주고 있는 지도 모른다. 점점 흉포화 되어 가는 청소년범죄의 양상은 어른들의 범죄에 그 근거를 두고 있음이 분명하지 않은가.
다시금 어린이날을 맞으면서 어린이들을 위한 화려한 구호나 행사에 앞서 진정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무엇인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 첫 번째가 모든 가정에서부터 자녀가 부모를 최상의 모델로 삼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학교·이웃·사회에서 모든 어른들은 어린이들의 눈에 ‘올바른 사람’으로 비춰지도록 쇄신을 해야만 할 것이다.
‘올바른 사람’이란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는 사람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는 사람 ▲나보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라 여겨진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선과 악을 제대로 구별하고 선함을 추구할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이번 어린이날은 우리 어른들이 ‘올바른 사람’으로 변신하는 선물을 어린이들에게 해보자고 권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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