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가톨릭신문에서 김윤상(분도) 신부님의 고희잔치라는 기사를 읽었는데 그분은 돌아가신 박지화(요한) 신부님의 동창 신부님이 십니다” 여기까지 말하고 나서 그 다음 말을 이으려 하는데 웬일인지 갑자기 마음 깊은 곳에서 부터 무언가가 복받쳐 올라와 그 이상은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지난 성소주일 공지사항 시간의 사건이다. 눈물이 솟아나올 것만 같아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고는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그리고는 울먹이면서 이렇게 떠듬떠듬 뒷말을 이었다. “그 성지…는 박지환 신부님……께서… (자꾸만 눈물이 솟구치려 한다) 개발하기 시작하신 것입니다.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남양성지는 신부님께서 당신의 환갑 잔칫상 차리라고 모아 드린 돈 1백70만원으로 그 땅을 사셨기 때문에 이루어 진겁니다. (자꾸 슬퍼진다 왜?) 그리고 그 신부님이 어떻게 사시다가 돌아 가셨습니까? 그 분은 정말……요즘 보기 드문 거룩한…사제…셨습니다. 사제가……죽으면 뭐가 있어 그 누가 기억을 해줍니까. 한 두 해야……모두들 잊고 말지요, 그러니까 나를 도와준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우리 본당 신부님이셨던 돌아가신 박지환 신부님께 우리가 고희 잔칫상을 차려 드린다고 여기시고 도와주십시오. (목이 자꾸만 멘다)”
미사 끝 강복을 주고 제의방에 돌아와 참았던 눈물을 떨구었다. 성소주일날 이게 무슨 눈물이란 말인가? 돌아가신 선배 신부님에 대한 사랑? 나도 모르겠다. 아마도 박지환 신부님에 대한 존경심과 성모님께 봉헌될 한국 천주교회 성모순례지를 이루려는 나의 열정 때문이리라. 성지 성역화 사업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당장 성당을 짓는다거나 피정 센터를 세우는 일이 아니기에 어딜 가서 어린신부가 도와달라거나 2차 헌금 좀 하자고 떼를 쓸 수도 없고, 땅 사랴 토목공사 하랴 (내가 신부인지 공사 현장감독인지) 돈은 많이 들고 그냥 그렇게 지쳐서 흘리는 눈물인가 오늘따라 “나는 착한 목자이다. 목자는 양들을 위해 자기 생명을 바친다”는 예수님의 말씀이 더욱 더 가슴에 파고든다. 주교님께서 내게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이신부는 성모신심을 위한 순례지 만드는데 미쳤어. 그래 미쳐야지 미쳐야만 이루어 낼 수 있으니까 아주 잘 미쳤어!” 그래 주교님 말씀처럼 정말 내가 미치기는 아주 단단히 미쳤는가 보다. 공지사항 시간에 조차 도와달라고 눈물을 흘리다니. 사제가 뭐가 필요한 것이 있어서…살아서나 죽어서나 항상 빈손인 걸 그놈의 원수 같은 돈이 뭐가 필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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