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한 신자라면 한번쯤은 성소에 대한 생각을 가져 보았을지 모른다. 또 그런 생각을 해본 사람이하면 성소에 대한 확신에 주저하는 시기를 겪어 보았을 것이다. 이러한 성소에 대한 방황과 갈등에 하나의 가능성과 희망을 제시해 주는 책이 있으니, 최근에 읽은 「케네스 신부의 고백」이다.
이 책은 영국 출신 미국 교구 사제 케네스 로버츠 신부의 자서전 「플레이보이에서 신부가 되기까지」를 완역한 책이다.
어릴 때 신부가 되기로 마음먹었으나 신학교로부터 거절당한 후 저자가 겪은 삶은 진정 파란만장하였다.
여객기와 선박의 승무원으로 비밀 정보 군인에서 술집 웨이터에 이르기 까지 많은 직업을 가지면서 호화롭고 세속적인 삶을 살기도 했던 그가, 그리고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을 약속하기까지 했던 그가 결국에 신부로 되는 과정은 너무나 커다란 경이였다.
그것이 지어낸 허구가 아니라 한 고뇌하는 인간의 진실된 고백이란 점에서 더욱 감동적이었다. 그에게 전개된 많은 상황 속에서 그가 갖게 되는 심적 상태들이 나에게 전해져 오고, 그가 독신 선언을 하루 앞두고 뇌이는 독백들은 인간적 고독을 진실되게 보여주어 가슴이 아려오기도 했다.
그의 삶의 과정에는 너무나 역력하게 주님의 섭리가 작용 해감이 보인다. 주님은 당신이 선택한 이들은 어떠한 과정을 거치더라도 결국은 당신께로 가게 만드시는 것일까.
그가 매 결단의 순간에 어떤 세속적인 이해나 미련으로 인하여, 혹은 성소에 대한 불확신으로 인하여 결단을 주저할 때면, 인간의 눈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주님의 섭리가 반드시 작용하였고 그는 주님만을 첫자리로 모시는 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이기적 갈망과 막연한 불안 속에서 방황하던 나는 이 책을 통하여 인생의 목적에 관해서 생각하도록 격려를 받을 수 있었고 모든 열린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지니게 되었다.
그리스도 안에서의 사랑과 평화를 발견하고자 하는 진정한 자기열망과 그 위에 작용하는 주님의 섭리에 의해 나아가는 삶이 될 때, 먼 훗날 돌이켜 보더라도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나 미련은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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