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의 성월이 지나가고 있다 계절의 여왕, 신록의 계절, 5월에 맞는 성모성월은 매번 생각해도 그 시기의 적절한 선택에 놀라게 된다.
소생한 만물이 성장을 향해 기지개를 켜고 맘껏 자신의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계절, 덥지도 춥지도 않아서 인간의 마음이 가장 너그럽게 작용하는 계절, 이 좋은 계획을 성모님의 계절로 설정한 우리 교회의 마음씀에 진정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5월의 성모성월은 어쩌면 너그럽고 부드러우며 사랑이 가득한 성모님의 특성을 그대로 살려 설정한 것인지도 모른다. 인류구원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임무를 맡았던 성모님, 오늘날까지 그분은 인간의 역사에 끊임없이 개입하시고 계신다. 그분의 개입은 고통과 억압에 의한 것이 결코 아니다. 그분의 개입은 항상 인류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희망을 내포하고 있다.
이른바 교회가 공인하고 있는 세계 곳곳의 성모발현 사건은 가시적으로 볼 수 있는 인류에 대한 성모님의 사랑이자 개입의 한 방법으로 볼 수 있다. ‘루르드’ ‘파티마’ ‘반뇌’ 등 여러 장소·여러 형태의 발현에서 그분은 인간의 회개, 보속·기도를 촉구하셨다. 그분의 메시지는 각각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큰 줄거리는 같은 흐름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성모님은 이미 인류의 죄를 대신 대속하기 위해 죽기까지 하신 당신아드님의 처절한 고통을 지켜본바 있다. 따라서 그분은 기회가 필요할 때마다 발현이라는 형태를 통해 인간에게 오셨고 우리 인간의 죄악을 마음아파 하시면서 회개를 촉구하고 계신 것이다.
세상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성모님의 발현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든다. 날이면 날마다 접하는 전쟁이야기, 폭력살인·기아 등등… 그분은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인간사회의 비인간화로 말미암은 인류의 멸망을 두려워하고 계신지도 모른다.
회개의 기회를 주고 다시 그리스도의 자녀로 되돌리기 위한 성모님의 노력에 인류가 동참하지 않을 때 과연 그 끝은 어떤 것일까.
최근 동구권의 몰락, 특히 소련의 회심(?)을 지켜보면서 이미 1900년대 초 파티마 발현을 통해 공산주의의 출현과 또 그의 몰락을 예언하신 성모님의 메시지를 새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당시 그 발현에서 소련의 공산화를 예견하고 그 위험성을 경고한바 있는 파티마의 성모님은 만일 우리 인류가 기도 회개 보속을 계속한다면 공산주의는 몰락할 수 있다고 말씀 하시면서 인간의 기도를 거듭 촉구한바 있다.
어쨌든 일련의 동구권의 변화들은 우리 인간의 기도가 70여 년 만에 그 효력이 나타났다는 진단을 가능케 하고 있다.
성모 성월을 보내면서 인간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으로 인간의 죄를 씻어주시고자 노력하시는 성모님께 우리의 사랑을 모아 매달려 보자고 권고하고 싶다. 지금 우리에겐 그 어느 때부터 기도가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우리의 기도가 간절하다면, 우리의 기도가 진실하다면 그분께서는 당신의 아드님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께 전구해 주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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