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 보통 사는 모습을 학생들과 같이 운동이나 그룹대화를 통해 부대끼면서 보여준다는 캐치프레이즈 속에서 열린 금년 성소주일 행사는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끼게 해주었다.
아무리 수도원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학생들에게 보여준다고 하지만 따로 준비한 그러나 소박한 프로그램은 있었다. 그냥 평범한 일정 그래서 어느 곳엘 가더라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런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한 학생들과 교사들의 시선은 시종일관 우리의 계획에 진지하고도 성실하게 임해 주었기에 감사드린다.
보통 ‘수도원’하면 일반신자들은 으레 중세기풍의 엄격한 규율의 수도원을 연상하는 것 같다.
그래서 굉장히 큰 기대(?)를 갖는 것 같다. 따라서 ‘수사’하면 서구의 소설책에나 등장하는 수도승처럼 고신극기와 고행이 몸에 밴 성자를 상상 속에 그린다.
그러나 사실은 너무나도 평범하고 인간적인-예수님이 그랬던 것처럼-수도자일 뿐이다. 바늘에 찔리면 피를 흘릴 줄 아는 그런 인간인 것이다.
내가 맡은 조는 학생들이 아니라 교사들 이었기에 그들과는 얼마만큼 대화를 반갑고도 신기했던 점은 성소에 대한 교사들의 올바른 시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관계를 떠나 학생들에게 성소에 대한 의식을 균형 있게 심어주고자 이곳까지 찾아준 그들의 배려에 탄복이 절로 나오며 아울러 본당에서 사목에 열심히 임하고 있는 사목자들과 수녀님들께 대한 고마움도 가져보게 된다.
아직까지도 수도자에 대한 교회의 관심도 일반 신자들의 인식은 미약하기 이를 데 없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설사 수도자에 대해 다소 인식을 한다 해도 왜곡된 인식이 대부분인 것 같다. 예컨대 수도사제는 수사라는 점보다는 성직자로만 오인(?) 받고 있으며, 수녀는 그 임무가 오로지 본당 사도직으로만 국한시켜 이해되고 있으며, 그나마 (평)수사에 대한 인식은 전무한 상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본당사제나 본당수녀는 보통 젊은이들을 신학교에 보내는 것만이 교회의 미래를 위한 최선책이라는 그릇된 인식 속에서 사목에 전념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 가톨릭교회의 실정상 상당수의 성직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교회의 바람직한 미래를 꿈꾸고 건설하기 위해선 평신도를 육성하고 그들에게 많은 자리를 내어 주어야 하듯 (평)수사들에 대한 관심과 육성에도 큰 관심을 보여야할 때가 지금인 것 같다.
왜냐하면 사제나 수녀가 교회의 지체이듯 일반 평신도나 특수 평신도인 (평)수사도 한 지체를 이루고 있기에 모든 지체들은 골고루 성장해야 하는 때문이다. 우리 몸에서 어느 부분만 발전하고 다른 부분이 퇴화된다면 올바르고 정상적인 인간일 수 없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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