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역곡역 광장에서 있었던 흐뭇했던 일을 떠올려 본다. 두 다리와 한쪽 팔이 없는 아줌마 한분이 자그마한 바퀴달린 탁자위에 동전이 담긴 소쿠리를 놓고 행인들의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불쌍하다는 생각으로 동전 몇 닢을 넣어주고 난 뒤였다.
육신은 멀쩡한데, 정신이 정상이 아닌듯한 아저씨 한분이 목발을 짚고 아줌마에게 장난을 거는 것이었다.
불구의 아줌마는 마냥 즐거운 듯 웃고만 있었는데 갑자기 아저씨가 목발을 팽개치고 두 손을 합장한 채 울부짖었다.
알고 보니 그 아저씨는 불구인 아줌마가 너무나 가련해서 하느님께 기도를 드린다는 것이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장면인가.
정상인이 아닌 사람도 자신보다 더 불우한 사람을 위해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이.
나는 그날 밤 온통 그 생각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가톨릭 신자로서의 나의태도는 과연 어떠했던가.
행복의 판단기준은 개개인이 다르겠지만 항상 나를 지켜주시는 주님이 계시고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의 풍요로움이 있으니 행복하다.
이제, 나의 삶이 다하는 그날까지 선을 사랑하고 행할 수 있는 참신앙인이 되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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