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청소년들은 기성세대를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정도를 넘어서 아연질색할 정도로 변해버렸다. 모두들 예전에는 저러지는 않았는데 하면서 걱정들 하지만 해결책을 누구도 속시원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새해가 되면 모두들 내일의 희망을 바라보며 지난 날들의 고통을 삭혀버리지만, 청소년들의 내일을 생각하면 희망이 아니라 끝도 없는 어두운 굴속을 헤매는 것과 같은 낙망한 기분이다. 분명한 원인 중의 하나는 선배들인 우리들에게 있다. 그들의 내일은 잊은채 방황과 갈등과 타락 속을 걸어온 우리들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다.
강도ㆍ절도는 여중생도 무리지어 하는 손쉬운(?) 일이 되어버렸고, 심지어는 인신매매에까지 청소년들이 가담하고 있는 현실에다 마약과 폭력을 곁들여 병든 정도가 아니라 곪아 터지려는 지경에 이르렀다.
「청산과 철폐」를 동네 강아지 부르듯 하고, 되니 안되니 하며 떠드는 사이에 골목에서는 내일의 희망인 청소년들이 곪아가고 있었다. 선배인 우리들은 그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얼만큼 했는가. 그들을 나무랄 수 있는 어른이 과연 얼마나 되는가.
강릉에서 나무라는 선배를 벽돌로 쳐죽인 사건이 있었다. 오늘의 청소년들은 권위만으로 이끌어가려는 선배들에게 저항하는 정도가 아니라 뒤집어 엎어버리려 하고 있다. 삶이 없는 권위로 그들을 선도하던 시대는 예전에 지났다. 이제 선배들은 그들에게 참된 삶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청소년들에게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칭찬받는 사회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정직과 성실만이 사회의 힘임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
우리들 신자들에게 주어진 우선 과제는 과연 무엇이겠는가. 다름 아닌 그들이 하느님을 알고 두려워할 줄 아는 종교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청소년이 하느님을 알고 그분을 두려워할 때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이 사랑하는 이웃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 한창 유행하고 있는 「입시철 신앙」의 얄팍한 놀음은 과감히 집어치워야 한다. 그 얄팍한 신앙을 청소년들이 배우면 안된다.
이제 어두운 과거는 청산하자. 미래의 주인인 청소년들이 정직(성실하고 하느님을 공경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내일이 오도록 우리 모두 전력하자.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그것이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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