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에는 근본이 있고 그 여하에 좌우되는 것이 불변의 철칙이다. 오늘의 과학이 제 아무리 첨단을 걷는다해도 기초를 부실히 하고 집을 유지하지 못하고, 근본치료 없이 병을 치유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것은 인생문제에 있어서도 예외일 수 없다. 고질화된 불신을 해소하고 하느님이 현존하는 사회로 전향하려면 불신의 근본을 구명하는 것이 무엇보다 선결돼야 한다.
불신병으로 인한 데모가 꼬리를 물고 파업과 농성이 그치지 않는데 호의호식을 하고 호화주택이 숲을 이룬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님을 현실이 예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기침이 속출하고 혈담이 나오는 결핵환자에게 육식을 하고 좋은 옷을 입히고 금목거리를 걸어준다고 치유될 수 없는 것과 같다.
폐를 고치면 기침을 하라고 해도 하지 않듯이 신뢰하는 사회가 되기위해 각자 마음만 고쳐먹으면 불신은 자동적으로 해소된다.
나무뿌리가 병이 들면, 결실을 기대할 수 없듯이 마음을 올바로 지니지 않아 진실할 수 없고 따라서 거짓을 말하니 믿을 수 없으므로 불신이다. 그런 사회는 기대할 것이 없다.
믿음의 어원을 보면, 신은 사람의 말을 믿는다는 뜻으로 된 것인데 겨를 먹고 살 수 없듯이 인간이 거짓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겠는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굶는 한이 있어도 누가 겨나 껍질을 주는데 먹을 수 없듯이 거짓을 믿으라고 하는데 믿을 이는 만무하다. 불신이 만연하는 이 사회의 민주주의는 아직도 오리무중에 있다.
『누가 거짓말쟁이입니까? 예수께서 그리스도라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사람이 곧 그리스도의 적이며 아버지와 아들을 부인하는 자입니다』 (1요한 2, 22) 하였으니 그를 부인하는한 하느님이 현존하는 사회를 이룩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참깨를 떠나서 참기름을 맛 볼 수 없듯이 그리스도의 진실을 믿지 않고 거짓으로 불신을 해결할 수 없음은 당연한 귀결이다.
해가 동쪽에서 떠오르는 한가라지를 밭에 심고 먹고 살 수 없듯이 그리스도를 부인하는 마음을 가지고는 믿고 살 수 없으므로 진정 불신을 원하지 않는다면 그리스도를 믿고 그 말씀대로 살아야 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