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이나면 욕도 할 것이요 좋은 것 보면 탐도 낼 것이요 보다 편한 것을 원할 것이요 그러나 내가 좀 더 남다른 삶을 살겠다는 뜻은 다만, 그러한 생활 가운데서 잦은 반성과 주님을 닮기 위한 진실한 인간으로써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으려는 것이며 그러한 삶을 통해서 사랑하는 주님을 전파할 수 있다면 나의 마지막 날에 그 어떤 작은 회답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내 이웃에는 이러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남편이 오랜 투병 끝에 사망하고, 남은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겨우겨우 살아가는 모자가정, 더군다나 한 번도 햇볕이 들지 않는 그야말로 그늘진 곳에(지하실방) 세 들어 살면서 남편이 남기고 간 병원비며 방 값을 마련하느라 허리끈을 졸라매는 가난한 어머니들. 내가 아무리 헌신한다고 한들 이 어머니의 하루, 아니 한 시간의 희생과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내가 아무리 좋은 직책을 가지고 있고 뜻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실천에 옮기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신앙인이 아니더라도 그보다는 더 열심하고 성실한 삶을 살테니깐요.
나의 직업은 공무원입니다. 내가 맡은 분야는 부녀복지 업무입니다. 수많은 직책 가운데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직분을 맡겨 주신 주님께 맡겨 주신 주님께 만족하고 감사합니다. 그러나 내가 얼마나 헌신적으로 어려운 사람들 편에서 일하고 있는지 반성해 볼 때 부끄러움을 금치 못합니다. 십여 년간 한 분야에서 일하며 느낀점이 있다면 인간의 욕구가 무한정이듯 인간이 추구하는 복지도 끝없음을 느꼈습니다. 채워도 채워도 부족하고 타는 갈증을 누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나의 외람된 생각으로는 신앙 안에서만이 확고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건, 사람들의 가슴 가슴마다에 주님을 심어주는 것. 그것만이 완전한 복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시시의 작은 꽃송이 성 프란치스코 성인은 가진 것 모두 버리고 스스로 거지가 되었지만, 그 분은 복지라는 단어조차 필요 없었습니다. 또 하나 느낀점은 공직자의 청렴결백한 생활태도는 바로 우리 신앙인이 본 받아야 할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정신없이는 세속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꿈이 있습니다. 내 어렸을 때의 꿈은 노인복지 사업이었습니다. 병들어 소외받고 오갈 데 없는 노인들을 위해 생을 바치고 싶었습니다. 집은 햇볕이 잘 드는 남향으로, 따뜻한 방과 뜨거운 물이 콸콸 쏟아지는 목욕탕과 나무가 우거지고 꽃이 피고 항상 평화와 웃음이 넘치는 환경 속에서 편안한 여생을 보내도록 도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놀 때는 줄곧 그런 이야기만 하였던 것 같습니다. 20대가 되어서 모두 결혼에 대한 부푼 기대와 가정설계를 꾸며 즐겁게 이야기할 때도 나는 나의 꿈 이야기밖에는 할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어렸을 때는 누구나 좋게 기특하게 봐 주던 꼭 같은 꿈이 결혼을 앞둔 적령기가 되어서는 듣는 이 모두가 쓸데없는 공상이나 환상으로 밖에 봐 주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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