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저명한 평신도 신학자인 미카엘 노박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가리켜『역사의 전환점』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폴란드 자유노조에 대한 교황의 지지는 유럽 공산주의를 붕괴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논평하면서『교황이 아니었더라면 결코 이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노박은 지난해 12월 1일 있었던 미증유의 교황과 소련공산당 서기장 고르바초프의 만남은『처음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위대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지적하고 1백년 후에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면『교황과 고르바초프의 회담은 소련권을 변혁시킨 다른 사건 또는 부시와 고르바초프와의 회담보다 더욱 중대한 사건』이라고 논평했다.
신학자 노박의 이같은 평가에 대해 교회내외적으로 어느 정도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어느 누구도 폴란드를 시작으로한 동구 공산권의 자유화 물결에 교황이 지대한 역할을 해왔음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한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금년 1월 4일 바티깐에서 일련의 이태리 신자단체를 접견한 자리에서『동유럽 공산정부들의 붕괴는 인간사회가 하느님 없이는 발전할 수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 우리는 하느님을 전적으로 배제했던 인간계획들의 붕괴를 보는 반면 또 한편으로는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참으로 목말라하는 새로운 증거를 목격하고있다』고 말한 교황은『역사의 진로는 다시 한번 하느님이 배제된 사회나 인간의 발전이란 인간을 거역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교황은 또 지난 1월 13일 교황청에 주재하는 1백 20개국 대사들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에서 동구국가들에서 민주화를 위한 민중봉기가 일어나고 소련에서 자유가 신장된 것을 환영하는 한편 서구민주주의 국가들이 자유를 남용하고 있음을 비판했다.
교황은 이 메시지에서『서구 민주국가들이 그들에게 주어지 자유를 잘 이용하기보다는 이기주의·쾌락주의·인종차별주의 및 물질숭배주의 등과 같은 몰가치적 행태를 보여왔으며 이들 나라 지도층은 도덕적 가치를 존중하지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황은『지금까지 오랫동안 자유와 번영의 삶을 누려본 서유럽인들이, 중부 및 동유럽의 형제들이 유럽안에서 앞으로 제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시간이 왔다』고 말했다.
이젠 교황 성하의 말씀을 우리의 현실에 한번 대입시켜볼 필요가 있다. 물론 우리는 동구 공산권에도 서구민주주의에도 속하지 않는 환경 속에 놓여있다. 종교의 자유는 물론 보장돼 있어 어떤 교를 믿든 그것은 각자의 자유에 달려있다. 뿐만아니라 정치·경제적으로도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안에 살고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는 지난날의 문제들을 완전 매듭짓지도 못하고 90년대의 뚜렷한 지로도 설정하지 못한 엉거주춤한 상태에서 정월 한달을 보내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교황 성하의 말씀 가운데『어떤 인간사회도 하느님 없이는 발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비그리스도교인들이나 무종교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절대자, 양심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것이 곧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일이 될 것이다. 이미 하느님을 알고 믿고있는 신자들이라면 보다 충실히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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