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레지오단원이 된 것은 가진자나 못가진 자나 지성인이나 모두 주님 앞에 한 마음 한 몸이 되어 성모님의 뜻에 따라 하느님의 뜻을 지향하고 있어 항상 기쁘고 하느님 곁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레지오가 우리나라에 도입된지 30년이 되었다. 처음 도입될 당시 우리나라 신자총수가 1백만에 못 미쳤는데 현자 2백 50만을 헤아리고 있으니 세계적으로 보아도 유례가 없는 경이적인 발전과 성장을 이룩하였다. 교황성하의 두차례 방문과 세계성체대회 행사 등 한국교회는 은총과 축복의 샘터에서 호황을 누렸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러한 발전은 순교 성인들의 피의 대가이며, 레지오 단원들의 힘차고 끈질긴 저력에 의한 소산이라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이제 레지오 단원이며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올바른 자세와 방향을 정립해야 한다.
제 44차 서울세계성체대회에 참가한 이나이씨는 일본에서 한국인의 법적 지위를 무시하고 부당하게 생존권에 제약을 가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유린하고 있는 일본정부의 처사를 비판하고 있는 30대의 양심있는 변호사며 본당 레지오 단장직을 맡고있다고 한다.
한국교회의 상황은 어떠한가. 사실 변호사나 사목위원이나 좀 유능한 분들에게 단장직을 말아달라는 청을 할 수도 없으며 청해보아야 응하지 않을 건 뻔한 일이다. 이는 질적향상을 차치하고 양적팽창을 추구해온
한국교회가 해결해야 할 중대 문제 중의 하나이다. 비록 수는 적어도 일본교회에서 배울 점은 배워야 한다.
교회는 특정인을 위한 사유물도 아니며 그리스도의 지체인 교회는 평등을 생명으로 한다. 교회가 권력이나 경제력 앞에 나약해져서는 안된다. 도시교회와 농촌교회의 격차가 두드러진 현상을 보아도 절름발이식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중산층 이상으로 치우친 경향도 간과할 수 없다.
우리들이 바라는 교회상은 가난한 자와 힘없는 자, 억압당하는 자와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당하는 자들
을 위한 교회가 되는 것이다. 교회는 세상에서 소외된 이들을 보살펴야 한다.
이런 한국교회의 내일을 생각하면서 레지오 단원들은 순교선열들의 순교정신으로 무장을 하고 어려울 때 성모님께 의탁하여 용감하게 모든 불의와 싸워나가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며 순수한 마음으로 기도와 희생과 봉사를 하는 삶을 가꾸어 나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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