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은 팔이 없고 한 사람은 발이 없었다. 불쌍한 이 두 사람은 서로 도와주며 밭갈이를 했다. 손없는 사람은 손있는 사람을 업고 다녔다. 손이 있는 사람은 한 손으론 주머니를 들고 한손으로 씨를 뿌리면, 두 다리가 있는 사람은 고랑을 따라 내려가는 것이었다. 보는 것이나 듣는 것이나 모두가 눈물겨운 광경 뿐이었다』이것은 다미안 신부가 나환자들과 함께 살던 1880년대 몰로카이섬의 스케치다. ▼지금으로부터 1백년전의 이 스케치는 당시 하와이군도 몰로카이섬 나환자들의 참혹한 실상을 그대로 전해주고 있다. 저주받은 병의 소유자로 사회로부터 버림받았던 몰로카이의 나환자들을 한사람의 인간으로 받아들인 이가 바로 다미안 신부다. 벨지움의 한 농가에서 태어나 평범한 수도사제였던 그가 사람들로부터 추앙을 받는 것은 그의 박애정신 때문이다. 사랑 때문이다. ▼『문둥이의 참상을 한번 눈으로 보면 미련한 사람은 신의 존재를 부정하리. 그러나 그들을 간호하는 수녀들의 모습을 보면 미련한 사람들도 침묵중에 신을 찬양하리라!』역시 몰로카이를 그린 이 시는「보물섬」의 영국작가 스티븐슨이 그곳에서 봉사하는 수녀들에게 바친 시다. 1889년 다미안 신부가 선종한 후 그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물로카이를 방문했던 스티븐슨은 다미안 신부의 유지를 이어 나환자들을 돌보는 수녀들의 모습에 지어 바친것이다. ▼다미안 신부의 삶은 말로써가 아니라 삶으로써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한 거룩한 것이었다. 생전에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알려지는 것을 끔찍이도 싫어했지만 바로 그 거룩함 때문에 세상은 1백년이 넘도록 그의 뜻을 배반하고 있는 셈이다. 향기로운 것은 덮어둔다고 해도 향기가 배어나올 수 밖에 없는 모양이다. 다미안 신부에 삶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는 것이다. ▼『벗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큰 사랑은 없습니다』(요한15, 12) 다미안 신부에게 적절하게 어울리는 이 성서구절은 그가 나환자들과 더불어 살다 나환자로 죽어간 몰로카이섬, 그의 기념비에 새겨져있다. 다미안드 뷔에스터 신부, 그는 세상이 인장하는 나환자의 사도다. 올해도 서거 1백주년을 맞지만 다미안드 뷔에스터 신부, 그는 세상이 인정하는 나환자의 사도다. 올해도 서거 1백주년을 맞지만 다미안 신부는 여전히 나환자들의 아버지로 존경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