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2일 민정·민주·공화 3당의 합당(合黨) 발표는 많은 수의 국민에게 하나의 큰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것은 무력에 의하지 않은 하나의 혁명으로 불리기도하고 역사적인 대변혁으로 보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합당을 주도한 3당 총재들은 시종 일관되게 국가와 국민을 위해 민주보수세력의 대연합이 최선책임을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뜻과 의견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신당(新黨)을 만들어 국민대중의 여망에 부응하는 정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반해 합당에서 제외된 평민당은『대의정치 선거제도에 대한 쿠데타이며 국민주권에 대한 일종의 반란행위』로 말하고 있다. 또한 소의 재야세력과 운동권의 비난도 만만치않게 나오고 있다.
국민들 가운데는 4당 체제로 인한 혼란에 식상한 나머지 정치안정을 바라는 뜻에서 합당을 환영하는 사람들이 많은가하면 선거 등을 통하지 않은『밀실의 이합집산(離合集散)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판도 적지 않은듯하다.
국민 들의 반응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예로 들어보면 먼저 중앙일보는「3당 합당 찬성」이 60·8%이고 조선일보는「3당 통합 잘됐다」는 의견이 53·4%로 나타났다고 보도하고 있다.
중앙일보의 조사는 전국 20세 이상의 성인남녀 9백 82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한 것인데「적극적인 지지」가 25·2%, 「지지」가 35·7%로 전체조사자의 60·8%가 3당 통합을 찬성했다고 한다.
그리고 3당 합당을 반대하는 사람은「적극 반대」가 15·3%, 「반대」가22·9%등 전체조사자의 38·2%가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3당 합당으로「정치가 안정될 것」으로 보는 사람이 42·9%, 「정치를 불안하게 할 것」이란 의견은 24·9%이고「잘 모르겠다」는 31·8%로 나타났다. 이 조사 결과를 보면 6대 4의 비율로 합당을 찬성하고 약 43%가 합당으로 정치가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한국갤럽 조사연구소와 공동으로 22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20세이상 남녀 5백 22명(남자 2백 57명, 여자 2백 65명)을 대상으로 역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인데 전체 응답자의 53·4%는 3당 통합을「잘된 일」로 보고 34·4%는「잘못된 일」로 그리고 12·2%는「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와 함께 3당 통합에 따른 정국전망에 대해서는 52·2%가「한정될것」이라는 낙관론을 보인반면, 32·8%가「불안해질것」이라는 비관론을 보였다. 그리고 15·0%는「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예로든 두신문의 조사결과를 놓고보면 합당은 잘 이루어졌으며 그 전망도 밝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그러나 반면 찬성이나 낙관론에 비해 반대나 비관론도 결코 무시할수 없을만한 수치임을 간과해서는 안될것이다.
모름지기 정치는 국리민복(國利民福)이 그 근본이며 동시에 최상의 목표가 돼야함은 재론이 필요없다. 이런면에서 3당통합을 단행한 정치인들이 앞으로 예상되는 많은 반대와 어려운문제들을 과연 어떻게 풀어나갈지 자못 염려스럽고 궁금하지 않을수 없다.
우리 교회로서는 물론 합당이나 신당 등에 대해 관여할 이유는 전혀없다. 그러나 그런 활동들이 진정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하고 공동선을 위한것이 아니라 개인이나 특정집단의 권력장악이나 당리를 위한 기만술책임이 드러날때는「신앙과 윤리의 수호자」로서 마땅히 고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 어느때보다 정치인들이 사리사욕의 마음을 한점 부끄럼없이 비워야 할때임을 강조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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