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 30년에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일하게 된 보람과 긍지로 한동안 밤잠을 설쳤었다. 옛날 같았으면 집안 어른분들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쳐 한가문의 종손이 남의 제궁지기(묘리관리인)가 다 뭐냐 집안 망신도 유만부득이지라며 출문(出門)당할 일이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사회생활과 가정생활을 통해 수 많은 우여곡절이 점철되어 온 삶의 틈바구니에서 혹자로 부터 내가 만일 종교를 갖게 된다면 천주교를 택할 것이라는 말을 들을 적마다 주님의 은혜로 알고 매사에 감사하는 생활로 여생을 마치고저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그 기묘한-세계 역사 속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 볼수 없는 한국 천주교회의 자생적인-성교의 기적 속에, 신앙 선조들의 거룩한 피로서 이룩된 절두산 순교 성지에서 복자·성인 위에 오른 순교자들의 신앙심을 본받고 그분들의 정신을 현양하며, 유품을 잘 보관해 길이 보전하고 성지를 잘 가꾸는 일로 매진 할 수 있도록 이곳에서 불러주신 주님께 감사 드린다.
보잘것 없는 이 죄인을 당신의 도구로써 관장 신부님을 통해 이곳까지 부르셨으니 그에 마땅한 능력을 주시리라 확신하며 또 교형자매 여러분께서 이곳 절두산 순교 성지를 가꾸고 길이 보전 하는일에 기꺼이 동참 하시리라 굳게 믿고 더 열심히 더 부지런히 일해서 하느님께서「참보기가 좋구나! 참으로 충직한 묘지기 로다」하는 말씀이 귀에 들리도록 이제부터 남은 힘을 모두 쏟아 충직한 모지기가 되라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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