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헌(예물)준비기도」는 원개정안이 무난하다. 최 신부님이 수정제의한 『너그러이 베푸신』보다는 『은혜로이 베푸신』이 문장을 전후 감각과 감사기도의 본질에 더욱 가깝고 『주님께 드리오니』보다 『주님께 바치오니』가 봉헌한다는 뜻에 맞다고 본다. 『인성을 취하신』에 우리의(Nostrae)가 빠졌다고 올바로 지적했는데 「인성」자체가 명백히 인간이 되신 뜻을 반영하므로 문장의 리듬으로 보아 번역만을 위한 삽입에는 반대한다.
『은혜로이 베푸신 이 술』은 『주께서 은혜로이 베푸신 술』로, 『저희에게 영신의 음료가』는 『저희 영신의 음료가』로 하여 빵의 봉헌귀절과 균형을 맞춤이 요망된다. 『엎드려 뉘우치는』은 통회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표시하고 있어 종전의 『겸손한 마음으로 통회하는』보다 잘된 표현이고 『기꺼이 받으시도록』도 천주성부의 품격으로 보아 『즐겨 받으시도록』보다는 격조높은 선택으로 보인다. 『빕니다』는 『비옵니다』로 함이 좋을 듯하다.
「거룩하시다」에서 『찬미받으소서』는 오랫동안 익히 써온 말이고, 『찬미를 받으소서』보다 찬미의 뜻이 경감되는 것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그냥 둠을 좋겠다. 문체의 리듬도 아름답기 때문이다. 「감비송」에서 『우리가 언제나』의 「우리가」를 구태여 사용할 필요가 없고 『구원의 길이시옵니다』보다는 종전대로 『구원이로소이다』가 기도답다. 고풍어린 표현을 무조건 바꿔보려는 시도는 기도문 자체를 격하시킬 우려가 있다.
「당신 말씀이신」은 「당신의 말씀」으로 해야 자연스럽고 『모든 것을 만드시고』는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로 하여 태초의 창조를 부각해야 한다 「백성을 아버지께」는 「거룩한 백성을 아버지께」로 『영광을 노래하나이다』가 좋을 듯하다. 『저녁을 드신 다음…감사를 드리신 다음』은 『저녁을 드신 후…』로 말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겠고 『잔을 들고…주시며 말씀 하셨나이다』는 빵의 축성에서 최 신부님이 제안한 『떼어주시며 말씀하셨나이다』와 대칭되는 표현이므로 『주며 말씀하셨나이다』로 바꾸면 균형이 깨진다.
「신앙의 신비 1」에서 「십자가 죽음」이 생경한 표현이므로 본문 전체를 『주께서 오실 때까지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음을 전하며 주님의 부활을 증거하리이다』로 함이 좋다. 「신비 2」에서 『…마실적마다 우리는 주님 십자가 죽음을 전하나이다』는 역시 『마실때마다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 가셨슴을 전하리이다』로 함이 좋겠다. 여기서 「우리는 주님」을 생략함이 문체의 흐름으로 보아서도 무난하다.
『성자의 죽음에 동참하였으니』는 의역인데 『성자같이(처럼) 죽어 묻혔으니』의 수정 제의 보다 격조높은 표현이고 뜻에서도 무리는 없다고 본다.
「우리」와 「저희」어느 편이 좋은 표현인가? 「우리」는「너희」의 반대어로 겸손한 표현이기 보다는 다소 대결의식이 잠재된 말이기도 하다. 주님 대전에서는 「저희」가 더욱 합당한 표현으로 생각된다.
주의기도 다음에는 원안대신 『주여, 복된 희망을 품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저희를 모든 악에서 구하시고 한평생 평화롭게 하시며, 주님의 자비로 언제나 죄에서 구원하여 주시고 모든 시련에서 보호하옵소서』로 함이 무난하다. 원안 「주여, 비오니…」의 「비오니」는 기도문 자체가 청원이어서 군살에 불과하다. 『주님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은』이 부자연스러우므로 『영원하시도다. 주님의 나라와 전능과 영광이여!』로 문체를 다이나믹하게 바꿈이 좋을듯 하다. 『여기 하나되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여기 하나로 되시오니 이를 받아모시는…』으로 해야 우리말다운 기도가 된다.
「성찬전 기도 1」에서 『…주예수 그리스도여, 주께서는…』의 「주께서는」은 군말이므로 빼는 것이낫다 『…생명을 주셨나이다. 그러므로…』는 『생명을 주셨으니…』로 단축시키고, 「나를」은「저를」로, 『주님을 결코 떠나지 않게』는 『주님을 결코 떠나지 않게』로 함이 우리말식 표현이다. 「성찬전 기도2」에서 「받아모심이」는 주어로서 직역인데 『받아 모시려 하오니』가 역시 훌륭한 표현이고 「제게」는 「저에게」로, 「제」는 「저의」로 풀어씀이 여기서는 합당하다. 『주님을 제안에 모시기…』는 『제안에 주님을 모시옵기…』로 함이 보다 어울린다. 「마침예절」중 『…성령께서 내리시는 축복을 받으십시오』는 『…성신께서는 여러분에게 강복하옵소서』가 역시 본문에 충실하면서도 기도답다고 본다.
「성찬」을 「성찬 음복」으로 괄호안에 표시하고 있음이 주목된다. 이는 체제에 우리 고유의 제사개념과 접목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이나, 제사와 미사는 그 뿌리와 공경의 대상이 다르므로 신학적, 민속학적 연구와 신자들의 여론을 경청한 후 사용할 필요가 있다.
흠숭하올 주님을 성체성혈로 모시는 것과 조상 제사에 썼던 음식물을 나눠 먹는 행위를 동일개념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인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이상 「미사통상문 개정안」을 중심으로 고찰하였으나 제1, 3, 4 양식 등은 자료를 입수치 못해 검토할 수 없었음을 밝힌다. 가능하다면 모두 게재되어 신자들의 검토를 거쳤으면 한다.
앞서 언급한대로 미사통상문은 신자들의 영성뿐 아니라 미신자들의 대한 전교, 국어의 순화와 발전, 나아가 국민의 의식 형성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최종단계에는 신심깊은 문인, 언론인들이 보다 많이 참여하여 직역에서 오는 경직된 표현이나 우리말답지 않은 부자연 한 문체를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로 재창조하는데 전문위원들과 힘을 합쳐야 한다. 」때로는 어휘 하나를 놓고도 많은 토론과 논쟁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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