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7장을 보면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을 드시고 제자들을 위하여 간절하게 기도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버지、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예수님께서 수난 전날 저녁에 하신 기도가 우리들에겐 예수님의 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현실을 사는 이들에게 예수님의 이 기도가 얼마나 필요한지 우리는 잘 알고있다. 또한 이것이 얼마나 힘들고 또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도 잘 알고있다. 지난 해 말 동서독의 하나가 되기 위한 노력과 또한 하나가 되기 위해 하나하나 장벽을 무너뜨릴 때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뜨거운 박수를 보냈는가? 동족끼리 한 나라를 이루고 같은 크리스찬들이 하나가 되는 날、그날을 위해 예수님은 오늘도 간절히 기도하고 계실 것이다.
연초에 학생피정을 하기위해 모 수도원의「피정의 집」에 간 적이 있다. 그 곳엔 우리 학생들 말고 개신교 목사님들이 피정을 하고 있었다.
학생들과는 시간이 맞지 않아서 수도원 아침미사에 참석하기도 하고 아침 일찍 수도원 성당에 들어가는 순간 깜짝 놀랐다.
어두컴컴한 작은 성당에 미사를 준비하고자 기도하고 있는 사람은 미사 집전하실 신부님 한 분、수사님 한 분、목사님 다섯 분、그리고 수녀인 나.
야릇한 기분이 들었다. 처음 만나는 성직자 수도자들이 시편을 교송으로 기도하는데 가끔 목사님들이 교송에 서투른 모습을 보였지만 신ㆍ구교가 하나가 되어 같은 기도를 하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고 거룩하게 보였다. 미사 중 성찬의 전례에서 신부님이 드시던 큰 성체를 반으로 나누어 신부님이 영하시고 성체와 성혈을 제대 앞으로 밀어 놓으시자 목사님이 자연스럽게 아니 경건하게 영하고 들어오고 수사님 목사님 수녀. 차례로 양형 영성체를 하고 제자리로 돌아와 예수님과 깊은 일치를 이루었다. 얼마나 아름답고 황홀한 순간이었는지…. 예수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너희가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하느니라…』지금까지 서투른 글귀를 묵묵히 보아주시고 잘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보잘 것 없는 저의 얘기를 여기에서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수고해주신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 장콘솔시아 수녀님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호부터는 마산교구 함양본당 이창섭 신부님께서 수고해 주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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