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후부터 항상 꿈을 깨라는 핀잔을 듣게 되었고 그러한 핀잔을 들을 때마다 왠지 마음 한가운데 불꽃이 꺼지는 듯함을 느꼈습니다. 더 이상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기로 몇 번이나 결심하였지만 매번 향수처럼 피어나는 그 꿈은 유아에서 소녀·숙녀·중년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내 가슴에 불씨처럼 꺼지지 않았습니다.
신체 성장변화에 따라 꿈도 변했더라면 나는 지금쯤 어떤 위치에서 어떤 모습으로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 봅니다. 분수에 넘치게 이런 상상을 해 봅니다. ‘고급주택의 거실에서 편히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을까’하고. 만약 나의 형편이 그렇게 되었을 가망성이 있었다 하더라도 나는 지금 이 생활을 결코 후회하지 않겠습니다. 꿈은 바로 나의 생명이었습니다. 변함없이 간직해 온 하나의 꿈이 언젠가는 결실을 맺게 되리라는 희망이 섰습니다. 그 결실은 성경에 나오는 포도나무 이야기처럼 주님 곁에 있을 때 가능하리라 믿습니다.
주님의 뜻을 찾을 때마다 우리는 세속에서 얻은 것들을 움켜잡으려고 하기 보다는 하나씩 돌려주게 됩니다. 되돌려 주는 것 때문에 주님께서는 열배의 상급을 주시고 열매를 맺게 해 주십니다. 되돌려 주는 마음은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심장을 칼로 도려내는 듯한 아픔도 감수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했던 사람을 주님의 이름으로 보내고 되돌아섰을 때의 아팠던 마음의 피멍이 먼 훗날 향기로운 장미꽃 송이로 피어나게 하신 분은 주님이 아니겠습니까. 사랑으로 언제나 우리를 감싸주시는 주님의 따스한 손이 제 곁에 함께 하고 있음에 마음 든든합니다. 주님을 멀리하고 기만했던 나는 이제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여! 이제는 나를 당신 마음대로 쓰소서. 당신의 성령으로 나를 태우소서. 나의 울타리는 내가 활동하고 있는 이 직장 이 지역사회 입니다. 지치고 소외받는 자들 곁으로 데리고 가소서. 다시는 그 늪가로 데려가지 마시고 당신의 궁 안에 살게 하소서, 그러나 당신의 뜻이라면 어디라도 따라 가겠나이다”
이 글을 마무리 하면서 나의 어머니께 감사드립니다. 나의 어머니는, 청춘에 홀로되시어 우리 여섯 남매를 기도와 희생으로 키우셨습니다. 끼니를 잇지 못하는 가난 속에서도 어머니는 남들처럼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기도를 무엇보다 제일 우선으로 생각하셨습니다.
눈이 오든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든 지간에 시계 하나 없던 그 시절에 한 번도 새벽미사를 궐하시는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끼니가 없을 아침이면 어느 날보다 우리를 일직 깨우셔서 마당 쓸고 골목 쓸고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신 후 가족들을 모아놓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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