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를 안 것은 4년 전 어느 술집에서였고 여름휴가 때에도 회사 사람이 아닌 그 여자하고 갔다왔다는 것이였습니다. 이상한 느낌이 있을 때마다 『당신은 신앙인이기 때문에 열번 죄 지을 기회가 있더라도 한번만 짓도록 그 유혹을 피하라』고 말해준 것이 불씨가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남편은 『당신의 너그러운 마음을 악이용 했노라〃고 용서를 구했지만 그 말에도 아랑곳 없이 저는 이제 모든 것이 끝장이라며 대들었습니다. 이런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녀를 만나러 나가기 전에 성모님께 『어머니 저는 당신의 사랑하는 딸입니다. 제가 그곳에 가서 취해야할 태도를 가르쳐 주시고 혹시 모르오니 이성을 잃지않게 해주십시요』하고 제 손에 끼고있던 묵주반지를 빼어놓고 그녀가 오라는 집으로 갔습니다. 자그마한 방에 아기자기한 살림살이 남편의 옷가지 등등….
오래 머물 곳이 못된다 싶어 저는 정중히 무게를 잡고 한가지 질문만 던졌습니다.『댁에서는 제 남편을 진정 사랑하십니까』그녀는 사랑을 하지만 헤어지겠노라고 시간을 달라고 했습니다.『진정 두분이 사랑하신다면 사십시요. 그러나 지금 두분의 사랑은 일시적인 사랑이지 영원한 참사랑은 아닐 것입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그녀의 집을 나왔습니다.『주님 저를 통하여 저 여자도 당신의 딸로 받아주십시요』하는 화살기도를 바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집에서의 제 말과 행동은 저 자신도 놀랄정도 였습니다. 분명 누군가 저를 지켜주고 계신다는 것을 확신케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저를 오라해놓고 불안했던지 자기 친구 두 명을 밖에 세워 놓았었는데 의외로 제 행동에 불미스러운 점이 없어서 저를 좀 멈청한 여자로 안 것 같다고 나중에 남편이 저한테 귀뜸해 주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남편은 병이 재발、두번째로 병원에 입원을 하였습니다. 정밀검사를 다 해봐도 별다른 이상이 없다하여 보름만에 퇴원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체중이 점점 줄어 눈에 띄일만큼 감소되었고 아파서 병원엘 가면 병원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입언하고 퇴원하길 세번째. 그러던 어느날 시고모님께서 오시더니 남편의 병이 보통이 아닌것 같다시며 며칠전 무당집에 가서 물어 보았더니 시아버지 혼이 너의를 못살게 군다면서 큰 굿을 하라셨습니다. 저도 시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얼마 안되었을때 지나가던 무당이 들어와 객사한 분을 집에 모셨으니 집안이 안좋다며 그때도 굿을 하라고 했지만 저는 하느님을 믿기에 그런 미신행위는 안하겠노라고 단호히 거절했다고 말씀을 드려도 자꾸 조르셨습니다. 우리의 생명을 주관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신데 어떻게 무당이 우리의 목숨을 1시간이라도 연기해 줄 수 있겠습니까? 설령 저희 아빠가 굿을 하지않으면 생명이 위태롭다 할지라도 그것은 저에게 짐지우신 주님의 십자가 이거늘 어찌 아니 받겠다고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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