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군종교구가 2월 13일 힘찬 장도의 돛을 올렸다.
우리는 성직ㆍ수도자ㆍ평신도 등 한국교회 전신자들과 함께,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며、군종교구를 이끌어갈 교구장 정명조 주교의 서품에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내며 군종교구의 무궁한 발전을 마음모아 기원한다.
특별히 정명조 주교는 자신이 몸담았던 20여년동안의 군사목의 길에서 군인정신에 입각한 사목자세와 함께 아래 사람에 대한 뜨거운 사랑실천 정신을 겸비하고、예리하면서 정확한 업무분석 능력을 소유한 훌륭한 성품을 지닌 분으로 평가되어 왔기에 군종교구의 앞날은 보다 희망찬 발전을 지속시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정명조 주교는 전후방 각 부대를 거쳐 군사목의 최고 사령탑이라 할 수 있는 기획과장과 군종의 꽃인 제1야 전군 참모를 역임하는 등 군사목 전반에 걸친 풍부한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군사목의 획기적인 토대를 튼튼히 구축、군종교구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나갈 수 있을 것으로 더불어 기대해 본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지난해 11월 11일 한국교회에 군중교구를 설정하고 초대교구장에 정명조 주교를 임명한바 있다.
이같은 한국교회의 군종교구 설정은 「특수사목 직무수행에 적합한 창의적인 방안의 모색」을 강조하는 제2차 바티깐공의회의 정신에 입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군종교구는 지역교구와는 다른 특수한 소명을 수행하는「특수교구」로 탄생하게 됨으로써 교회 공동체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가 특별히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
군종교구는 교구가 관할하는 일정한 지역을 가지고 있지않은 교구인데 반해 사목대상자인 군인을 비롯 군인가족이 있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 그 사목대상자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향후 군종교구의 성장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교구와의 보완적인 협조와 긴밀한 유대관계가 절실히 요청된다.
교황 성하도 1986년 4월 21일자로 반포한 헌장 「군인사목」에서『사목활동에 있어서 군종교구와 다른 개별 지역교구들 사이에 일치와 협력의 긴밀한 유대관계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군종교구와 개별지역 교구간의 상호일치와 협력을 당부했다. 특히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국방의 의무」수행을 위해 일정기간 동안 군생활을 거쳐야 하는 우리의 현실을 감안할 때 이들 젊은이들에 대한 바람직한 인간교육및 신앙교육에 군종교구의 효률적인 사목활동이 절실히 요망된다고 할 수 있다.
군에 입대하는 젊은이들 모두는 각 지역교회의 젊은이들이고 또 이들이 군복무를 마친 후에는 각자의 소속교구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현대교회의 당면과제인「청년사목」의 측면에서도 군종교구와 지역교구간의 원활한 유기적 협력체제가 당연히、그리고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는 사실에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또한 우리는 이같은 협력과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개별 지역교회는 신생 군종교구의 자립과 성장을 위한 재정ㆍ행정ㆍ사목적인 각 방면에서 아낌없는 지원을 당부하고 싶다. 이러한 지원은 교구벽을 넘는 참된 나눔정신의 구현이라는 맥락에서 더욱 절실히 요청된다.
군종교구는 군종신부 및 군종지원 성소자 확보ㆍ재정자립ㆍ교구청 및 교육회관 등 각종 부대시설을 하루빨리 마련、적절한 교구행정 체계를 수립、운영해 나가야하는 당면과제를 안고 있다.
현재 군종신부는 단기복무신부 43명、장기복무신부 14명 등 총 57명이 육ㆍ해ㆍ공군의 군인성당 74개소를 사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있다.
이같은 군종신부의 수는 군종단이 군사목에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본 95명과 84년 춘계 주교회의에서 정한 65명 모두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군종단측은 『이번에 군종교구의 설정에 따라 보다 효율적인 군사목을 위해서는 최소한 75명의 군종사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군종교구의 부족한 사제수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군종사관후보생제도」의 부활과 「군인신학생 양성제도」의 신설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군인신학생 양성제도」는 군사목이라는 특수한 성소를 확인 계발하여 장기적으로 군종사목에 종사할 성소자를 육성하는 방안으로 이 제도가 현실화되면 군사목에 절대 필요한 장기복무 존중사제를 보다 쉽게 확보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각 지역교구의 특별한 관심이 요청된다.
또한 군종교구의 튼튼한 자립을 위해서는 재원확보가 시급하다. 군종교구의 교구운영 재원은 주로 「군인주일 헌금」에서 조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군인주일 현금은 2억 5천 7백여만 원으로 집계됐는데 이 재원으로는 방대한 군종교구를 운영하는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되므로 금년부터는 「군인주일」에 대한 지역교구의 관심이 보다 높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이와함께 71년에 발족、20여년동안 군사목에 관한 초교구적인 협조체제를 확립하는데에 선구자적인 역할을 수행해온 「군종후원회」의 보다 활발한 활동도 요망되고 있다.
군종교구의 출범은 「군복음화」를 위한 새롭고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누구나가 공감되는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교구장을 중심으로 군종사제ㆍ군인신자 등 군사목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확실한 소속감이 부여되고、이에 따른 일체적인 연대감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종교구장 정명조 주교의 서품을 다시 한번 축하하면서、군종교구의 앞날에 하느님의 축복과 은총이 항상 함께하기를 마음모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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