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나팔!’
우리 본당 신부님이 신학대학 부제시절에 은인에게 말씀의 은사로 받은 별명이라 알고 있다.
금나팔이란 보배롭고 호화스럽다는 뜻이 아니라 고귀한 말씀을 전할 수 있는 분이라는 뜻이리라.
신부님은 강론 중에 자주 하늘에 시선을 두시는데 무엇인가 찾는 듯한 시선은 하늘에 펼쳐진 주님의 말씀을 거두어 우리 신자들에게 전달해주시는 듯하고 성령이 가득하고, 깔끔한, 또 멋있기까지 한 목소리는 주님이 신부님을 도구로 말씀하심을 실감나게 하여 듣는 이들의 마음을 성심으로 가득 채워주는 금나팔이시다.
때로는 신자들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바른길로 깨우치게 하실 때에는 그것이 어느 한사람의 문제일지라도 그의 체면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냉엄하게 말씀하시므로 다른 사람에게도 자기를 두고 하시는 말씀처럼 들려 몸 둘 바를 모르게 하고, 당사자에게는 엄하신 그 말씀이 회초리가 되어 사정없이 매서운 신앙에 있어서 완고한 금나팔이시기도 하다.
그런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은 “혹시 그 신자가 상처받지나 않을까?” 마음 아파하시고, 걱정하시다가 결국 조용히 기도를 드려야만 잠을 이루신다는 여리고 부드러운 신부님이시기도 하다.
또한 성전신축 때문에 온 세상 구석구석을 돌고 돌아 온갖 때 다 묻은 추한 금전에게 받는 괴로움, 시달림….
몇몇 분별이 부족한 신자들이 주는 시련 그런 것들로 인하여 심신이 피로하실 때 간혹 한잔 술을 드시기도 하시는데 이때 신부님이 발라드풍 유행가라도 부를실 때면 학생들에겐 매력 있는 교수 같은 멋을 보여주시기도 한다.
그것은 금나팔의 다른 측면에서의 매력이기도 하다.
성전신축의 어려움까지 가중된 우리 신부님의 일과는 고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우리 서정리 본당의 모든 신자들이 더욱 공동체를 굳건히 하여 좀 더 깊은 믿음과 정성으로 ‘본당설립 60주년 기념 성전건립’을 하루속히 완공하고, 주님 마음에 드는 산제사를 봉헌하는 미사에는 우리 신부님의 금나팔이 더욱 빛나리라.
그리고 그때에 신부님의 헌신적인 희생, 그 은혜에 감사하며, 신부님에 대한 우리 신자들의 사랑은 더욱 열렬하리라.
그때에 행복한 신부님을 하루속히 보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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