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벽돌로 꾸며진 고백실에는 줄줄이 사탕처럼 길다랗게 줄을 선 아이들이 차례를 기다리며 마음을 졸였다.
한명, 한명 차례가 되어 고백실에 들어간 아이들은 모두 한숨을 몰아쉬며 고백실에서 나왔다.
나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내 차례가 가까와 질때마다 눈앞이 아득함을 느꼈다.
성당안은 온통 긴장감만 돌았다. 특히 우리 본당 신부님께서는 엄격하시고 무뚝뚝하셔서 아이들은 신부님과 얼굴을 맞대기를 꺼려하고 있다.
그러나 고백성사때만은 어쩔수 없었다. 어느덧 인우차례, 언니차례…. 언니마저 고백실에서 나와버리고 드디어 내 차례가 됐다. 나는 긴장이 되어 떨리는 손을 애써 움직여서 고백실 문을 삐걱 열었다.
목소리는 모기처럼 작아지고 더듬거리며 『저……성사본지 6개월 되었습니다. 언니와 싸웠으며 또… 거…짓말을…』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부님께서는 이런 내 목소리도 용케 알아들으시고 『예수님께서는 우리 죄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는데 우리들이 사소한 문제로 싸우거나 거짓말을 하는것은 나쁜 일입니다. 앞으로는 그런일이 없도록 하고 보속으로는 성모송 10번과 성체조배 1번 하십시오. 안녕히 돌아가십시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자상하신 신부님이 우리 아버지처럼 느껴졌다.
이제부터는 조그만 죄도 짓지 않고 마음이 깨끗한 사람 되리라 다짐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성당문을 나섰다.
죄를 사해주신 예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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