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쎌리노, 안녕!
하늘나라에서 예수님 성모님 그리고 너의 어머니와 잘 지내고 있니?
난 주님 은총으로 잘 지내고 있어.
장난도 잘 치지만 천진하고 귀엽고 또 가슴 뭉클한 너의 얘기를 읽으면서 난 많은 것을 느낄수 있었어.
우리가 알고 있지만, 너무 쉽게 생각해서 무심히 지나쳤던 것-많지만 특히「순수」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어.
비오던 어느날, 수도원에서 하룻밤 묵은 마누엘과 그 엄마에게 추울까 봐 한밤중에 담요를 덮어 주던 일, 모찌또와 염소아줌마랑 사이좋게 지낸 일, 마누엘은 없는데 마치 마누엘과 대화하듯 말하던 일, 다락방에서 커다란 십자고상을 발견하고 예수님을 위로해 드린 일….
마르쎌리노, 네가 생각하고 행동한 모두가 약간의 악의도 없는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었기에 난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울었어. 감동과 나 자신에 대한 반성의 눈물이었겠지.
다락방에서 십자고상의 예수님을 만난 후로 넌 그전과 다른 아이가 되었어.
장난치거나 모찌또와 놀지도 않고, 예수님께 드실 것을 가져다드리고 예수님께서 음식을 드실 때는 예수님의 머리를 짓누르는 가시관을 벗겨드리고 열심히 기도하고 예수님을 많이 생각하며 지냈어.
나도 늘 나의 가슴 속에 계시는 예수님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그 분과 함께 생활한 적이 별로 없었어. 어쩌면 다른 것에 정신을 빼앗겨 그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진리를 한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는지도 모르지.
네가 예수님을 위로해 드리고 착하게 생활했기 때문에 예수님은 너의 소원을 들어주셔서 너를 네 어머니가 계신 곳으로 데려다 주셨어. 그 곳이 바로 하늘나라지.
우리도 세상의 것보다는 천국의 일에 마음을 쓰고 늘 예수님과 함께하면 머지않아 하늘나라에서 널 만날 수 있을거야.
나이는 내가 많은데 너에게 배울 점이 참으로 많구나 이제부터라도 예수님을 더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많이 많이 노력해야겠어. 날 위해 기도해주지 않을래? 마르쎌리노, 건강하게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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