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고대하던 전주교구장 주교가 드디어 임명됐다. 전주교구장 임명은 전임 교구장 박정일 주교의 마산교구장 전보발령으로 인한 교구장 공석후 약 1년 2개월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한국교회에서 이제 주교탄생은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러나 주교 직분은 그 중요성으로 인해 교회 구성원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특히 전주교구장직은 비교적 잦은 관심을 끌어왔다. 돌이켜보건대 전주교구는 1937년 4월 13일 지목구 설정 이후 여섯 차례의 교구장 공석기간을 가졌다.
전주교구장 공석을 내용별로 보면 별세 한번(제3대 김현배 주교) 사임 두번(초대 김양흥 신부、 제5대 김재덕 주교) 전보 세번(제2대 주재용 신부、 제4대 한공렬 주교、 제6대 박정일 주교) 등이다.
전주교구는 1957년 1월 21일 지목구에서 대목구로 승격되면서 주교급 교구장 임명후만 하더라도 네차례의 교구장 공석기간이 있었다. 이같은 현상은 아마도 한국교구사상 최다가 아닌가 생각된다.
전주교구장 공석기간은 주교급 교구장 임명후에도 네번에 걸쳐 짧게는 8개월、 길게는 1년반 가까이 도합 4년반에 이르고 있다. 교구장의 유고가 잦고 교구장직이 장기간 공석사태를 맞이하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물론 교구장이 공석이더라도 즉시 직무대행이 임명돼 제반업무 수행을 메꾸어 주고는 있지만 이는 차선책에 불과한 조치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교적 잦은 전주교구장 공석을 통해 느끼는 점은 새 교구장 임명에 그토록 많은 기간이 소요되여야만 하는가 하는 의문이다.
교구장 유고로 인한 교구장 공석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기는 하지만 공석기간은 최대한 짧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재임중 별세의 경우는 예외이지만 전보발령이나 사입의 경우는 사전 충분한 기간과 협의를 거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후임자 선정을 함께 하여 동시에 발표한다면 공석기간 중 야기될 수 있는 잡음과 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앞으로 각 교구에 보좌주교직의 확대 실시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승계된 유무를 떠나서 보좌주교 직분을 통한 수련기간이 교구장 직분 수행에 있어서 유익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보좌주교직이 확대실시는 지난 70년대 후반이후 교세는 급격히 증가한 반면 주교 수는 정체현상을 보여 주교의 업무가 그만큼 과중되었으며、 교구장 주교의 평균 연령 역시 60세기 넘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고려되었으면 한다.
교구장 주교의 탄생을 염원해온 전주교구민과 함께 전주교구장 주교에 임명된 이병호 신부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보내며 영육간 건강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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