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감별사」라는 직업이 한때 유행한 적이있었다. 알을 깨고 갓 태어난 병아리의 남ㆍ녀、즉 암ㆍ수를 감별하는 일을 직업적으로 하는 사람이 바로 병아리 감별사였다. 수천ㆍ수만마리의 병아리들은 감별사의 손에 잡히는 순간 1초 사이에 암ㆍ수로 나눠어지고 나뉘어진 그대로 병아리들은 식용으로、알만 낳는 엄마로 또는 아빠로 길러지게 된다.
▼해외 인력수출에 이 병아리 감별사들이 한 몫을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뛰어난 식별력과 센스있는 손놀림이 인정받아 해외로까지 병아리를 감별키위해 원정을 간 셈이다. 엄청나게 바뀐 세상 풍속도 속에서 병아리 감별사라는 말도 시들해져 버렸다. 대신 또다른 감별사가 새직업으로 등장했다. 이른바「태아 성 감별사」(?)가 그것이다.▼암ㆍ수를 감별하는 대상이 인간에게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태어나면 어차피 알게될 남ㆍ녀의 성구별을 모태 중에 미리 알고싶어하는 속셈을 언급하기조차 민망스럽다.「남아면 살려두고 여아면 가차없이 제거한다」는 명백한 살인동기를 앞세우고 있는게 바로 태아성감별이기 때문이다. 감별결과에 따라 목숨이 맡겨진 인간에 비해 병아리신세가 한수위라는 망상도 해보게 된다. ▼버젖이 자행되어온 태아성감별은 어느새 남ㆍ녀의 숫적균형이 깨진다는 사실은 남아선호라는 불행한 원인이 촉발시킨 자연스런 결과이다. 그것은 자연에 역행하는 행위에 대한 단순한 벌이 앞으로 어떤 엄청난 결과로 우리 앞에서 나타날지 아무도 점칠수 없다.▼『인간의 생명을 그 수태된 때로부터 더없이 존중하겠다』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는 바로 하느님의 모상으로 태어난 우리 인간사회의 법칙이다. 그 법칙을 깨트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성감별을 받아 태아를 죽이고 살리는 부모들에게 살인죄를 적용시킨다면 어떨까. 또 의사의 품위를 저버리면서 태아의 성감별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겐 「살인동기 부여죄」는 어떨지.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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