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살기가 정말 힘들어 지고있다. 힘든 정도가 아니라 비명소리가 저절로 나오고있다. 최근 주택의 전ㆍ월세가격의 폭등으로 국민들이 받아야할 현실적인 압박감은 위험수위를 육박한듯 아슬아슬한 분위기다. 최고 1백%인상 요구에 당장 길거리로 내쫓기게된 전ㆍ월세입자들.
전ㆍ월세값 부당 인상、아니 폭등에 놀란 정부가 내놓은 강경 대응ㆍ정부시책이 이들에겐 어떤 도움이 되고있는가. 한마디로 불난집에 부채질한 격이라면 지나친 표현일까
이번 정부 대응책은 처음부터 꼬였다고 할 수 있다.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살금살금 오르기 시적한 임대료 과다 인상에 대해 정부가 내놓은 묘책자체가 문제 확대의 시발점이 되었다. 그동안 1년으로 묶어왔던 임대차 계악기간을 2년으로 연장시키도록한 이 묘책은 한수 위의 책략(?) 앞에 무릅을 끓고만것이다. 풀어 말하면 2년씩으로 연장된 임대차 계약기간에 발이 묶인 임대인들이 2년동안의 인상폭을 한꺼번에 올려받는「묘수」를 찾아냈기 때문이었다.
말이 나온김에 지날칠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내놓는 정부의 대응책에 대한 불만이다.
어떻게된 노릇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사회문제를 잡기위해 내놓은 정부대응책들은 거의 모두 더 큰 문제를 야기시켰다고 해도 틀린말은 아닐것이다. 번번이 발표되는 농촌 부양책과 실패를 대표적인 예로 꼽을수 있다. 돼지값 폭락、소값파동、고추ㆍ참기름ㆍ양파파동등등.지금도 변함없이 이어지는 파동의 여파는 고추를 심으라면 감자를 심고、참깨를 더 심으라면 양파를 더 심고 、돼지를 사육하라면 송아지를 사는、희한한 결과를 초래했다.
우물가로 가라면 냇가로 가고 냇가로 가라면 우물가로 가는、어긋남의 결과가 좋을 리 만무하지 않겠는가.
언젠가 이런일도 기억에 생생하다. 『ㅇㅇ지역 개발은 절대 하지않는다 』고 발표가 되면 그 지역의 땅값이 뛰었고 개발은 틀림없이 이루어지곤 했다. 연탄값을 올리지 않겠다는 관계부처의 발표가 무섭게 연탄 사재기가 시작됐으며 값이 오르는건 정석이었다.
정부발표ㆍ시책과는 정반대의 결단을 내릴수밖에 없는 국민들、특히 농민들의 심정을 간과해서는 안될일이다. 그것은 정부의 발표나 시책이 국민으로부터、농민으로부터 신뢰성을 잃어버린데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믿어야하는 정부를 믿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을 정부는 가슴 아프게 읽어야 할 것이다.
지지부진해진 토지 공개념 문제만해도 그렇다. 과열 부동산투기를 잡고 부의 부당한 편재를 막겠다고 과감히 빼든 칼날도 땅 투기의 대표주자격인 대기업의 위력이나 권력을 등에 업은 막강한 재력앞에 맥도 못추고 무디어져 버리고 있음을 우리는 지켜보았다.
서슬 시퍼렇게 내놓았던 정부의 각종 대응책들도 그 대상이 재력과 권력을 겸비한 세력앞에서는 꼬리를 감추어 버리고 만 예가 아디 한두가지였던가.
시기세일과 수입쇠고기 속임수판매로 국민을 우롱한 유명백화점 사건이 가장 최근의 예라 할수 있다.
2조원이나 더 걷힌 세금역시 따루기로 화끈하게 돈을 번 대기업들과 거액의 검은손 투기꾼들에게서 나온것이 아니다. 한달 수입이 빤한 봉급쟁이들이 정직하게 바친「억울한 세금」이 더 걷힌 2조원의 주인들인 것이다. 정직하게 국민의 의무를 다하고 살아가는 영세민들과 봉급생활자들에게 더 걷힌세금을 되돌려주지는 못할망정 어정쩡한 시책으로 거리로 내몰수는 없는 일이다. 그야말로「찬밥도 주지못하면서 쪽박마저 깨버린 셈」이다.물론 부동산、전ㆍ월세값안정대책을 내놓은 정부의 고민을 읽지못하는 것은 아니다. 세입자를 보호한다고 마련한 대안이「본의는 아니겠지만」세입자들에게 역작용을 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현재 우리 사화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가운데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중의 하나가 바로「부익부 빈익빈현상」이다.가진이와 못가진이 사이에 패어진 골이 하루가 다르게 깊어만가고 그것은 곧 사회불안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세값 파동으로 드러난 주택문제는 그중에서도 중증의 병에속한다하겠다. 60~70%선에 머물고있는 주택보급율에서 정부가 선택해야할 길은 임대주택을 포함、서민주택을 늘리는 일이다. 아울러 순리에 어긋나지않는 임대차관계가 자리를 잡아나가도록 분위기를 형성해 나가는 일도 시급하다.
이 일에는 교회가 적격이다.집주인도 세입자도 함께 어우러져 공동체를 이룬 교회 구성원들이 월세값 전세값을 먼저 내리자는 얘기다.
초대교회의 모습을 한번쯤 생각해볼 수도 있다. 모든것을 공유하면서도 부족함이 없었던 초대교회 모습이야 말로 전세값 파동으로 몸살을 앓고있는 우리사회속에서 교회가 되찾아야할 자화상이 아닌가싶다. 신앙과 생활이 하나가 되지못하고 분리가 되어있다는 국제적 판정을 뒤엎어 보는 일도 신나지 않겠는가.
더욱이 지금은 사순시기이다.예수그리스도께서는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에 죽으셨다. 우리는 그 사랑의 주인공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고자 모인 사람들이다. 이제 다시금 우리 인간을 위해 죽으실 예수 그리스도를 진정 따르고 자한다면 우리도 사랑 때문에 죽을 수 있어야 할것이다.
우리가 죽을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전세값ㆍ월세값을 내리는 일도 이웃을 위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아름다운 죽음일 수 있다. 이 아름다운 죽음을 통해 그리스도와 더불어 「우리 생애 최대의 부활절」을 맞이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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