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사랑의 장기가 암암리에 매매되는 사례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미 미국 일본등지에서는 오래전부터 후진국사람들의 생체 콩팥을 자국인 환자에게 이식하도록 알선해주고 고액의 수수료를 챙기는 거대조직이 있다고 알려져 왔다.
반면 인도같은 가난한 나라에서는 빈곤의 탈출수단으로서 신문에 광고를 내면서까지 자신이나 가족의 콩팥을 판매하려고 애쓴다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69년 가톨릭의대에서 콩팥이식수술이 성공한 이래 현재 웬만한 병원에서도 시술가능함에 따라 남의 콩팥을 이식하려는 환자들이 생기면서부터 생체 콩팥의 암거래가 성행하게 된 것이다.
신부전증환자에게 필요한 살아있는 이의 콩팥은 매매될 때 혈액형, 건강상태 등에 따라 최하 1천3백만원에서 2천만원선에서 가격이 결정된다고 알려지고 있다.
생명이 위급한 상태에서 다른 사람의 장기라도 이식해야하는 환자측의 입장과 콩팥 한쪽을 도려내고라도 생계를 유지해야하는 극빈층의 처지가 가슴 아프다.
그러나 어차피 성행하고 있는 장기암거래행위를 아예 양성화하자는 의료계ㆍ언론계ㆍ법조계의 일부 의견엔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이들 일부 인사들은 장기이식센터 등을 설치, 정상적인 거래를 유도하는 것이 선의의 신부전증환자를 구하는 첩경이 될 것이라고 제법 그럴싸하게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장기가 인체의 일부라는 지극히 상식전인 사실을 간과, 다른 사랑을 살리려는 거룩한 목적의 실현보다 존재자체로 목적체인 한 인간을 수단화시키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하나의 장기는 전체 유기체 안에서 그 직접적 의미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하느님에 의해서만이 창조됐으며 또한 형제적 사람이라는 지상적 사명을 지니고 있는 한 인격전체의 일부이기에 결단코 상업주의적인 매매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래서 장기는 무엇보다 먼저 순수한 사람의 동기에서 기증하고 기증받는 것이란 풍토가 이 사회에 뿌리박혀져야 한다.
현재 심각하게 부족현상을 겪는 장기는 헌혈하는 것처럼 신자들이 솔선해서 이웃과 사회에 기증해야 한다.
신자들은 자신이 완전 뇌사상태에 빠질 경우 즉시 사용가능한 장기를 적출, 이식하는 최후의 사랑을 실천하고자 미리 의사표명을 해둘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는 것은 사랑의 크나큰 실천으로써, 장기를 기증받아 새 생명을 찾은 사람들로 하여금 현세에서의 사랑의 연대성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이 된다.
장기의 기증자가 어떤 종류의 경제적 유혹이나 억압 없이 자신의 장기가 아무런 조건 없이 기증되기를 바란다는 의사 표명을 미리 활성화되도록 교회병원들은 솔선해야 할 것이다.
이런 활동은 또한 장기에 대한 상업주의적 동기를 배제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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