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출소자들을 위한 집인「아브라함의 집」에서 온 편지이다.「아브라함의 집」에서의 재소자와 서신 결연을 맺고 사랑의 편지 나누기를 할 봉사자를 기다리고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기다리면서 사랑의 글을 기다리는 재소자의 편지를 싣는다.
이 도미니까 자매님、안녕하세요?
일전에 보내주신 서신은 잘받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알고 계시는 것처럼 이곳 사람들은 아무리 애써도 대다수 사람들이 폐쇄적이고 자기 중심적일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우리에게는 「자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어느정도의 허락된 편리함은 있을지언정 가고 싶은 곳、하고 싶은 일、보고 싶은 것、느끼고 싶은 거、하다 못해 마음대로 글을 쓰는 자유마저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 또한 일방적으로 저의 입장에 서서 몇몇 외로운 이들의 외로움을 호소하는 내용의 편지밖에는 쓸 수가 없었습니다.
도미니까 자매님、조그만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사랑이라는 단어에 굶주리고 있는 이들은 비단 이곳 뿐 아니라 사회구석 후미진 곳에서 、또는 보이지 않는 여러곳에서 끊임없이 발견하고 마주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사랑을 나누는 일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요즘 저는 절실히 체험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도에 넘치게 베풀게 되면 교만해지기 쉽고、조금만 적게 베풀면 투정받기 쉬운 이곳의 삶、그리스도께서 이곳에 오신다면 과연 무엇부터 하실까하고 자문하기도 합니다.
굳어져 있는、돌같은 마음을 녹일 수 있는 것은 처음에는 바늘귀같은 작은 구멍에 비추는 사랑의 마음부터라고 하지요. 이곳의 사람들은 예전처럼 배를 곯지고 추위에 떨지도 않습니다. 그런 생활적인 것은 많이 개선되었으나 상대적으로 영혼은 더욱 비참해지고 이기적이 되며 주님을 향한 마음도 돌같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우리 동료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단 한줄의 편지라도 굳은 마음을 녹일 수 있는 사랑의 소식일 것 같습니다.
전혀 모르는 이들에게 편지를 띄운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드는가 하는 점은 잘알고 있습니다.여기 있는 이들에게 먼저 자기 소개의 편지를 쓰라고 한다면 과연 수치를 무릅쓰고 글을 띄울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아무래도 바깥에 계시는 분이 먼저 소식 주는 것이 조금은 더 자유스럽고、자연스럽고 사랑이 넘치는 일이 아닐까 싶어 재차서신을 띄웁니다.
저는 일전의 편지에서도 전했듯이 91년 10월에는 4년의 형기를 마치고 이곳을 떠나게 됩니다. 지금 저의 심정은 자매님처럼 이곳의 형제들과、이곳을 떠났지만 의지할곳 없는 형제들을 위해서 봉사할 각오 입니다. 그때의 일은 비록 그때 가봐야겠지만 살아계시는 주님께서 늘 나와 함께 계시는 한 제 마음은 변치않을 것입니다. 부족한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라면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의 집에 늘 함께하시기 바랍니다.소식 기다리겠습니다.
90년1월29일
대전에서 전하윤 요셉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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