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엔 그래도 시각장애자에 대한 인식이 많이 나아진 편이지만 아직도 일부 사람들의 그릇된 선입견으로 우린 쓰라린 마음의 상처를 되씹어야만 하죠. 입주거부나 승차거부、버스에서 지저분하다며 한 좌석에 앉기를 꺼려하는 이 땅의 그롯된 편견들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맹인이라는 점 하나 때문에 사글세방 하나 제대로 얻지 못했고、식당이나 목욕탕 그리고 그밖의 여러 공공시설을 이용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사기 결혼으로 누구 하나 축복해 주긴 커녕 지워버리라고 하던 아이를 하느님의 고귀한 생명이라며 낳아 보배라 이름짓고、어엿한 고등학생으로 키운 어느 맹인의 이야기이다.
가족에게마저 버림받고 외면당한 그들! 시립병원으로、수용소로、재활원에 매달려야만 했던 그들! 거듭되는 사기결혼으로 터지는 울분을 처량한 눈물로 삼켜야만 했던 그들! 장사꾼에게 시든 채소와 불량품을 받아다 싱싱한 채소、최고품질을 보장한다고 소리치기 십상인 그들! 그들은 바로 십자가에 못박혀 처절한 고통과 조롱받으시던 바로 우리의 예수님이 아닐까? 『당신 뜻대로 하소서』하고 절규하시던 그 고통의 모습이 아닐까?난 단식과 금육재와 주일을 철저히 지켰으니 천국의 문은 날위해 열려있다고 말하겠는가? 그맹인 여인과 아들의 막다른 안식처는 하느님의 품이었다. 그 곳엔 지체부자유인과 정상인、가진자와 가지지 못한자 간의 장벽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 곳에서 그들은 기쁨을 얻었다.
『하느님을 처음 알았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수 없이 크고 아름다웠습니다. 하느님은 눈이 먼 내게 대신 사랑의 빛을 주셨던 것입니다』
장애자에 대한 값싸고 단순한 동정이 아닌 진정한 인격적 대우와 균등한 교육의 기회라는 그들의 간절한 바램은「한국 시각 장애자 복지회」에서 도서녹음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나를 매섭게 채찍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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