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생활이 차츰 윤택해지면서부터 누구나 시계를 쉽게 갖게 되었고 또 어떤 가정에도 한두개의 시계가 있을줄 믿는다.
우리가 그 시계를 가지는 목적은 물론 정확한 시간을 알려고 하는데 있을 것이며 시계자체의 존재가치도 우리에게 시간을 알려주는데 있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일상 생활속에서 돌아볼때, 너무도 시간 개념이 부족함을 항상 느끼게 된다.
진정 우리는 언제나 시간을 알려주는 시게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깨닫지 못하는 탓일까. 특히 거룩한 주일 미사시간과 모든 공동체의 회합에 이르는데까지 전한 시간내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여간 많은 것이 아니다.
최근 한예로 어느날 주보를 통해 모성당에서 일일대피정이 있음을 알수 있었다.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20분까지였다.
나는 그 피정에 참석하기 위해서 며칠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했었다.
그날 처음 찾아가는 성당이기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준비하고 8시쯤 집을 나섰다. 버스를 두번씩 갈아탔지만 생각보다는 쉽게 그성당을 찾아갈 수 있었다.
도착시간은 9시경이었다. 그때까지 교우들은 20여명정도밖에 오지 않았다. 나는 묵주기도15단을 바치고 나니 약속된 시간이 다 되었다. 그러나 교우들은 상당수 나오지 않았다.
그순간 혹시 내가 착각을 했을까, 시간을 잘못알고 있지나 않았을까 생각을 하고 다시 성당입구에 놓여 있던 주보를 찾아 보았다. 하지만 날짜와 시간까지도 조금도 틀림이 없었다. 다시 성당으로 들어 서는데 성가부르는 소리와 어떤 형제께서 피정은 10시30분으로 연기한다고하는 소리가 들렸다. 비로소 변경된 시간을 확인할수 있었다.
우리는 그 귀한 피정에 초대받았다. 귀한 말씀을 듣는 것이 얼마나 하느님께 감사할일인데 그렇게 시간을 어겨도 되는건지.
10시 35분이 되자 초청강사신부님께서 나오셔서 강의가 시작됐다. 그때도 신자들은 계속 오고 있었다.
강의가 다 끝날무렵 그넓은 성당안에는 신자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이런 식으로 시계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제구실을 잃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시계야말로 한날 장식품에 지나지 않을것이다.
우리 신자중에도 더러는 이런 부류에 속하는 사람은 없을까. 우리 한번 반성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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