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우리 성당앞에 목발을 짚고 서 계신 노인 한분이 눈에 띄었다. 그냥 지나칠까 했지만 「사랑」을 나누라고 배운 신자로서 모른체 한다는 것은 양심에 어긋나는 일이라 생각되었다.
조그마한 바구니에는 몇 안되는 동전들만이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동전을 바구니에 넣는 순간 그 노인분은 작은 목소리로 무어라고 말씀하셨고, 난 그것이 「고맙다」는 말일것이라고 느끼면서 웬지 씁쓸한 기분이 됐다. 요즈음 우리들은 걸인들을 보며 냉정한 생각을 앞세우는 경우가 많다. 자기자신만을 내세우는 「이기주의」라는 두꺼운 보호막 때문이 아닐까. 「사랑」을 실천하는 크리스찬의 경우 다시한번 곰곰히 생각해볼 문제이리라.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만약 우리의 그리스도께서 초라한 모습으로 성당앞에 서서 도움을 청하신다면 우리의 호주머니는 과연 닫혀 있겠는가」 아마 그분이 우리의 그리스도라는 것 조차 알지 못할런지도 모른다. 성경말씀처럼 성당앞에 서계신 그 노인분이 우리 주님의 모습이라 생각되지 않는가?
하느님의 자녀가 된지 2년정도가 된 갓난아이지만 나는 주님을 사랑한다. 이것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우리가 봉헌하는 재물의 3분의1이라도 우리이웃과 함께 나눈다면, 그것이 참된 구원의 길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언젠가 맞아야 할 그날에 예수그리스도께서 『너희는 나를 제대로 돌보아 주었더냐』 하시면 『예, 주님의 사랑으로 내이웃중에 가장 보잘 것 없는 이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었습니다』라고 말씀드릴수 있도록 우리 자신의 창문을 활짝 열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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