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이제 만화왕국이라 불릴 정도로 만화가 보편화 돼있다.
과거 어린이들의 전유물처럼 인식돼 왔던 만화가 이젠 오락만화뿐아니라 교양ㆍ교육만화ㆍ기업광고물ㆍ공공기관홍보물 등은 물론이고 역사ㆍ철학ㆍ경제학ㆍ종교ㆍ사상ㆍ과학 등 모든 분야가 만화화 돼 있다.
사실상 활자매체가 다루는 영역중 현재 만화에「정복」당하지 않은 분야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만화의 출판추세를 보면 1980년에 1천5백여종 4백20만 부였던 것이 1989년에는 6천여종 1천만부가 출판돼 9년만에 종류로는 4배, 부수로는 2ㆍ5배에 이르는 엄청난 성장을 기록했으며 그 팽창속도는 계속 가속화 돼가는 추세에 있다.
우리 사회의 중요한 대중문화로 자리 잡아가는 만화는 정보의 폭주시대에 손쉽게 전문지식을 얻을수 있다는 잇점이 있는 반면에 그 폐해 또한 만만치 않다
그것은 오늘날의 대중만화에서 볼수 있듯이 외설ㆍ폭력물이 날로 판쳐가는 한편 일본만화의 무분별한 유입으로 문화침투가 우려되는 등 만화의 순수기능보다 역기능이 너무나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만화의 경우 모든 상상력을 동원 극악하게 사람을 찌르고 패는 살해장면을 치밀하게 그려내고 외설스런 섹스장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들 일본만화들은 도저히 출판물에서 구사될수 없는 살벌하고 간특한 용어들도 마구 사용하고 있다.
불륜과 폭력을 정당화시키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이같은 일본만화가 당국의 검인절차나 제재도 받지 않은채 도시의 골목 요소 요소에 산재한 만화가게에서 읽혀지고 있는 것이다.
이땅의 청소년들이 이런 류의 사악한 만화에 심취돼 있다는 현실이 우리의 가슴을 찌른다.
도전과 패기, 정의와 윤리의식 아래 미래를 향해 오늘을 살아 나가는 이 땅의 청년들이 당국의 무성의로 인해 패륜에 중독돼 나가는게 아닌가 싶어 두렵다.
무엇보다 아직 정서도, 판단력도 성숙되지 않은 어린이들이 이들 패륜적인 만화에 마비돼 그들의 삶이 어떤 황량한 사막, 컴컴하고 거칠고 잔혹한 길을 걷지나 않을지 소름끼친다.
우루과이라운드와 함께 온갖것이 개방된다고하는 시점이지만 문화부에는 이런류의 해외출판물을 규제할 제재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묻고 싶다.
눈에 보이는 건축ㆍ시설물을 위해 사용할 그 엄청난 경비는 있어도 이런 류의 문제에는 신경쓸 정신도 예산도 없는건지도 알고 싶다.
외국만화는 심의절차를 거쳐야 유통될수 있다. 그러나 현재 유통되고 있는 일본만화의 엄청난 종류들은 심의를 거치지도 않았다.
문화부는 이들 불법만화 유통을 규제해 주기 바란다. 아울러 교회당국과 신자들은 근래들어와 교회출판사들이 내놓은 성서ㆍ성인전ㆍ교회사 등의 내용을 다룬 교회만화가 지금처럼 그저 출판되는데 뜻이 있는 차원이 아니라 널리 판매되고 읽히도록 힘을 써 주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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