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일은 교황의 날로 정해진 날이다.
우리 교회의 첫교황인 사도 베드로와 이방인의 사도 바오로 대축일이 지난 일요일을 교황주일로 맞고 있다. 교황주일의 제정목적은 교황성하를 위해 기도하고 특별헌금을 실시하도록 하는데 있다. 물론 교황을 위한 기도를 이날 하루만 하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연중 계속해 왔더라도 이 날만은 특별히 교황에 관한 강론을 하거나 특별기도를 바치고 교황께서 전세계를 대상으로 펼치는 사목 및 구빈활동 등에 소요되는 재정을 지원하기 위해 특별헌금을 바치도록 정해 놓은 날이다.
우리가 교황 성하를 위해 이날뿐 아니라 연중 기도해야 하는 것은 교황이 맡고있는 고귀하고 무거운 직책때문이다.
교황에 대한 공식명칭은 8가지나 된다지만 그중에서도 예수그리스도으 대리자ㆍ사도들의 으뜸인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ㆍ보편교회의 최상주교ㆍ바티깐시국의 주권자 등은 교황이 어떤분이며 어떤 일을 하시는지를 쉽게 짐작케한다. 즉 첫교황 사도 베드로의 뒤를 이어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전세계 교회를 다스리며, 한국가의 최고책임자로서 세계각국과도 교류해야하는 교황의 책무는 과중하고 막중하지 않을수 없다.
이같은 교황의 중책자체는 교황자신의 뛰어난 자질이나 출중한 능력 등과는 상관없이 근본적으로 전체교회의 기도와 지지와 성원을 필요로 하고있다.
올해로 재위 13년을 맞이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역대 어느 교황들과도 비교할수 없을 만큼의 뛰어난 능력과 왕성한 의욕을 지니고, 교회는 물론 세계를 위해 봉사해오고 있다. 우리나라를 두번씩이나 다녀갈만큼 한국민들과 한국신자들에게는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갖고 계신분임에 틀림 없다. 그러기에 우리 한국교회와 신자들도 교황성하에 대해 더욱 굳건한 충성과 열성적인 기도 그리고 적극적인 재성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것이다.
특히 금년 4월 8ㆍ9 양일간 바티깐에서 열린 각국주교회의 의장단회의에서는 교황청의 재정적자가 갈수록 심각해져 각국주교회의가 재정지원을 하기로 결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교황청이 밝힌바에 의하면 89년 한해동안의 적자는 미화 약7천8백18만달러(한화 약5백47억여원)나 돼 교황헌금까지 투입하고도 심각한 적자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교황헌금은 본래 천재지변이나 극심한 가난ㆍ병고로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교황이 직접 원조하도록 즉 교황 성하 임의로 사용할수 있는 원조기금인데 이 헌금이 교황청운영비에 투입되고도 재정적자를 못면하고 있어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각국 주교회의들은 교회법(1271조)에 따라 각 교구의 능력대로 교황청을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교황헌금은 본래목적대로 사용될수 있도록 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미 우리한국주교회에서는 각 교구 수입의 1%씩을 모아 교황청을 지원하기로 결정한바 있으며 그동안 받아온 인류복음화성의 지원금을 자진 포기 하자는 의견도 제시된바 있다.
오늘 교황주일을 맞아 우리가 교황성하를 위해 기도하고 교황청의 재정을 돕기 위해 헌금하는 것은 지금까지 받아온데 대한 감사와 보답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이제부터 한국교회가 베푸는 교회, 세계선교에 앞장서는 교회로서의 새로운 역할을 떠맡게 된다는 인식에서 보다 큰 책임과 긍지를 가져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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