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 신부님.
우리 장흥교도소 천주교 전담 신부님이신 광주대교구 장흥성당 갈 신부님. 파란눈에 흰 머리칼을 하고 계신 외국 신부님으로서 우리에겐 한달에 한번 매주 둘째 화요일에 인자하신 모습으로 찾아오셔서 정확한 우리말 발음을 하시려고 노력하시며 함께 미사를 드리곤 하신다.
오랫동안 우리나라에 거주하시면서 주님의 말씀과 사랑을 전하시고 우리같이 몸과 마음이 병든자 들에게 치유의 말씀을 전하시는 수도자의 모습으로 남아계신 갈 신부님에 대하여 외람된 이야기이지만 몇자 적어볼까 한다. 매월 미사때면 장흥성당 김원옥(리사) 수녀님과 함께 찾아 주시는데 미사에 참여하는 형제들을 위해 잊지 않으시고 꼭꼭 간단한 과자를 준비해 오시곤 한다.
벌써 몇 개월째 인지 모르지만 지난달에도 어김없이 과자와 초코파이를 사오셨는데 미사가 끝나고 미사에 참여했던 형제분들과 함께 과자를 드시는데 많은 형제들이 초코파이를 그렇게 좋아 하시는 모습을 보시고 다음에는 초코파이를 많이 사와야겠다고 말씀을 하셨다. 그랬는데 이번달 미사에 오시면서 정말 초코파이를 한아름 사오셨다.
미사가 끝나고 신부님과 김리사 수녀님과 우리소내 형제분들과 함께 사오신 초코파이를 나누어 먹게 되었는데 형제분들이 서로가 하나씩 집어들다 보니 정작 신부님과 수녀님의 몫이 없었다. 어찌보면 좀 부끄럽고 창피한 얘긴지 모르겠으나 우리 형제들의 행동이 신부님과 수녀님께 죄송하기만 했다.
그래도 그냥 껄껄 웃으시며 괜찮다고 돌아서시는 신부님을 보면서 나는 혼자 속으로 되뇌었다.
『초코파이 신부님 죄송합니다. 마음의 여유가 없고 사랑이 부족한 저희들에게 이렇게 초코파이처럼 달콤한 주님의 사랑을 듬뿍 안겨 주소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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