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전부터 아들아이는 첫영성체 교리반에 다니고 기도문을 외우느라 열심이었다. 다니던 학원까지 한달간 빠져야겠다는 아들은 뭔가 대단한 각오가 선것마냥 행동하였기에 그이와 나는 지켜보며 대견해 하였다.
학교공부도 학원공부도 중요하지만 신앙교육은 더 중요하다는 방식으로 남편은 늘 말씀하셨기에 학원 한달 빠진다는 아들의 말에도 쾌히 승낙한 쪽은 남편이었다.
그동안 열심히 교리를 배우고 한말만인 6월 8일에 첫영성체를 하였다. 오랫만에 말쑥한 차림으로 신앙이 없는 두 조카를 데리고 장미꽃다발을 사들고 성당엘 갔다.
아들은 무척 기뻐하였고 이제부터는 영성체를 하기 위해서라도 미사에 열심히 참례해야겠다고 했다. 하느님의 축복을 담뿍 받은 오늘 우리 본당에서 1백30명의 자녀들이 첫영성체를 한것이다.
하얀 장미화관을 두른 여자 어린이들과 하얀옷과 장미한송이를 가슴에 단 남자어린이들이 마냥 천사같게만 느껴졌다.
중3인 조카도 4살짜리 조카도 신앙은 아니지만 보기가 너무 좋았던지 부러워들했다. 기도문 욀때도 뭐가 뭔지 모른다는 고모들에게 나는 『세속적으로 따지면 결혼식 같은 행사라고 생각 하면 돼요』라고 설명해 줬다.
미사가 끝나고 축하 파티와 선물증정이 있었다. 며칠전에 한사람씩 개인으로 찍은 첫영성체 기념 사진이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이빵을 먹는 사람은 누구든지 영원히 살것이다』(요한 6, 51). 역촌동 천주교회 주임 안경렬 신부. 1991년 6월 8일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것을 본 고모부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영원히 살긴 사람이 어떻게 영원히 사느냐고 했다. 그것이 믿는사람과 믿지않는 사람의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일요일날 비오면 장사를 못하는 고모부는 그래도 기적은 바라고 하느님을 찾을 때가 있었다. 일요일이면 늘 비오지말게 해달라고 기적을 바라고 하느님을 찾는다. 너무나 계산적인 기도라고 그런 기도는 아마 들어주지 않을걸요 하고 웃고만다.
아뭏든 오늘은 너무나 기쁜 날이다. 바쁜중에 남편도 큰 케익을 사들고 고모집으로 일찍왔다. 케익에는 「루가 축하한다 아빠가」라고 씌어있었고 신앙이 없는 고모네 가족이 믿음안에서 사는 날이 오기를 지향하며 기도까지 했다.
고모는 너무나 좋다고 했고 믿지않는 사람도 믿는 사람도 하느님은 다 좋아하신다는 말과 함께 4살짜리 조카도 제법 성호경을 잘 긋는다.
이좋은 오늘 루가에게 더 착하게 살기를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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