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옷깃 정도만 스치는 짧은 만남이 있는가 하면 몇십년을 이어지는 소꿉친구까지 각양 각색의 만남이 있다.
사교적이지 못하고 활동범위가 좁은 편인 나의 생활에서도 그동안 만나왔던 사람들을 생각해 보니 이 두손으로 다 헤아릴 수가 없다. 한동안 나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꺼려했었다. 그때의 생각으로는 지금까지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제대로 내 도리를 못하는데 거기에다 새로운 사람을 더 안다는 것이 나에게는 벅차다는 것이었다.
그때는 아이들도 어리고 여러 식구들을 거느리고 살다보니 주위를 돌아볼 겨를이 없는 탓이었나보다. 물론 포도주와 친구는 오래 될수록 좋다고 한다. 참말로 맞는 말이다. 옛사람들을 만나면 그렇게 푸근하고 편안할 수가 없다. 오랜 친구나 친지는 항상 소중하게 생각되며 언제 만나더라도 스스럼이 없다.
지난 가을에는 학교 졸업후 곧바로 미국에서 살면서 전혀 소식이 없던 한 친구가 오랫만의 고국 나들이에 서로 연락이 되어 만났다. 근 20년만에 만났지만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제법 가깝게 지낸 사이여서 마치 우리가 그때로 돌아간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우리 눈에는 서로의 외모도 그때 그모습 그대로 지니고 있고 우리가 만나던 때보다 더 커버린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버렸지만 우리들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0여년전으로 되돌아간 느낌이었다.
이런 옛친구의 만남은 가슴속에 따듯하고 아름답게 남겨진다. 그러나 새로운 만남 또한 우리 생활에 커다란 생기와 활력을 준다. 한동네 오래살다보니 말 그대로 이웃사촌들이 생긴다. 가까이 살고 자주 만날수 있으니 급할때는 형제보다 나은 경우도 있다.
동네나 교회 공동체에서의 만남은 알게 모르게 나를 에워싸고 있던 울타리를 걷고 자만ㆍ편견 등에서 벗어나 마음의 문을 열도록 하는 듯하다. 이제까지 내가 알지 못했던 전혀 다른 다양한 삶을 산 사람들을 만날때마다 그들에게 얼마나 감탄하며 또한 많은 삶의 지혜를 얻게되는지! 그리고 세상에는 악한 사람보다 선한 사람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새로운 만남들속에서 따듯한 정과 즐거움을 느낌으로써 나의 삶이 더 풍성해 지는것 같다.
사람들 사이에 이뤄지는 이웃 사랑이야말로 진정 우리 삶을 아름답고 고귀하게 만든다고 생각된다. 만나는 모든 사람마다 서로 사랑을 나누어 가진다면 이 세상은 더없이 아름다울 것이다.
내가 만나는 모든 소중한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눌수 있도록 오늘도 나의 가슴속에 사랑이 채워지기를 기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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