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 우리는 북녁땅 가까운곳에「기도의 집」이 건립될 계획이라는 기쁜소식을 들었다(본보 4월1일자1면). 북한 선교위원회 총회보고사항으로 발표된 이소식은 물론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계획 단계에 있을뿐이다. 따라서 그동안 겪어본 교회의 여건으로보아 북한선교위원회의 계획은 계획 그 자체로 남을 여지도 충분하다 하겠다.
그러나 기도의 집 건립에 대한 북선위의 계획의지는 일단 북한교회의 재건과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사실 북선위가 출범한지 5년이 지났고 그동안 후원회 등을 조직、북한선교를 위한 활동을 전개해오긴 했지만 그 뜻을 한곳에 집약시키는데는 부족한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다. 북한선교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선교를 향한 신자들의 의지를 구체적으로 묶어줄 수 있는 방법이 뚜렷이 없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같은 상황에서 북선위가 구상、기획하고 있는 기도의집은 교회와 신자들에게 북한선교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장기적으로는 평화통일에 대비한 준비작업의 일환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능케하고 있다.
기도소를 겸한 성당ㆍ피정의집 등이 포함돼 있는 기도의 집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통일동산」내 종교부지를 활용하는 방법과 북선위자체로 가능한 지역의 땅을 구입、건립하는 등 두가지 형태로 연구되고 있는 모양이다. 평화통일을 기원하고 북한선교를 지향하는 기도의 장소라면 두 가지 장소 모두가 가능한들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의 이같은 생각은 최근의 급격한 동구권의 개혁 개방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 하겠다.이미 우리는 헝가리ㆍ폴란드ㆍ유고슬라비아ㆍ알제리ㆍ불가리아ㆍ루마니아ㆍ몽고ㆍ나미비아 등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연속적인 수교를 맺고있다. 적대관계에 있던 동구권ㆍ사회주의국가들과 손을 잡게됐다는 오늘의 현실은 불과 수년전만해도 상상이 불가능한 일이었다.
KAL기 피격사건으로 대 소련규탄대회를 열린 뼈아픈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지금、우리는 그 소련과 외교관계 수립을 목전에 두고있다. 상상조차 불가능했던 일들이 매일처럼 일어나고 이념논쟁은 역사의 한 페이지로 이미 물러나버린 느낌이다.
어느누가 예견할 수 있었던 일이었겠는가. 우리가 희망을 갖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꽁꽁 얼었던 동구권의 장벽이 무너지고있는 오늘 우리는 우리의 나머지 한쪽과의 재회를 위한 준비를 소홀히 할수는 없다.북선위의 기도의 집은 우리의 희망을 성취시키기 위한 하나의 구심점이자 디딤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도의 집은 관련교구ㆍ책임부서와의 협의와 논의를 거쳐야만 구체안이 마련될 수 있다고 한다. 변화하는 시대속에 함께 호흡하는 교회가 모처럼 기획하는 기도의집 건립이 신자들의 관심과 협력속에 하나의 결실로 드러나기를 기원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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