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차 세계 홍보의 날을 맞는 오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메시지를 통해 『대중홍보매체 속에서의 교회의 역할이야말로 이 사회 안에서 교회가 수행해야 할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오늘날 대중홍보매체는 인간사에 있어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로 존재하고 있다.
대중홍보매체의 대표적이라 할 신문ㆍ방송을 필두로 현재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는 각종 매체들을 보면 가히 홍보매체의 춘추전국시대를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홍보매체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에 있어 필수불가결의 요체이기 때문일 것이다. 기존의 신문ㆍ방송매체 외에 이름도 알 수 없는 수백 가지의 신문들과 잡지들, 그리고 부정기 간행물과 비디오에 이르기까지…. 이처럼 폭발장세에 있는 홍보매체들의 융성은 긍정적인 면과 더불어 부정적인 요소도 함께 지적되기도 한다.
가령 비디오는 우리 삶에 새로운 총아로 등장했으나 음란비디오 테이프라는 불명예도 함께 선사하고 있는 현상 등이 그것이다. 잘 쓰면 유익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오히려 해가 되는 모든 문명의 이기가 그렇듯이 홍보매체도 예외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대사회가 매스미디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면 교회 역시 그 속에 함께 살고 있다. 따라서 매스미디어는 현대복음선교에 있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겠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 중 매스미디어에 관한 교령에서도『모든 종류의 매스미디어를 사용하고 소유하는 것은 교회의 기본 권리에 속한다. 』그리고 신자들이 자기와 전 인류의 구원과 완성을 위하여 매스미디어를 이용하도록 가르치고 지도하는 것은 목자들의 직무에 속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경우 매스미디어를 복음선교의 수단으로 이용하기 시작한 역사는 일천하다 할 수 있다. 매스미디어를 복음선포의 한 방편으로 삼기 시작한 것은 불과 십수 년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세계성체대회를 앞둔 한국교회는 나눔과 일치의 성사인 성체대회가 교회만의 잔치가 되지 않도록 매스미디어 활용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음은 다행한 일이라 하겠다.
교세의 지속적인 성장세도 따지고 보면 직ㆍ간접으로 매스미디어 활용과 무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도 이제는 가능하게끔 된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눈을 뜬 교회이긴 하지만 교회 자체 홍보매체에는 아직도 둔감한 편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시대적 상황에 부응, 교회 역시 홍보매체의 종류가 크게 늘어나 다양화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교회는 교회 홍보매체의 존재와 그 성장에는 가치를 두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교회 홍보매체들이 거의 대부분 「운영」이라는 어려움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교육지로, 신앙의 길잡이로, 때로는 진리의 목소리로 형성되고 있는 교회 홍보매체들의 육성이야말로 눈부신 신장세의 한국교회를 내부로부터 살찌우게 하는 첩경임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제23차 세계홍보의 날은 교회 홍보매체들의 어려운 살림살이를 근본적으로 생각해보는 날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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